전체 글 (142) 썸네일형 리스트형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21/07/18 시는 그래도 이병률씨가 신간을 내거나 친구가 소개해주는 작품 몇을 가끔씩이라도 접하는 반면 단편 소설은 좀체 접할 기회가 없었다. 소설 집필에 관한 클래스를 수강중인데 덕분에 연달아 2권의 단편 소설집을 읽게 되었다. 아마 이런 기회 없이 혼자 읽었더라면 중간에 덮어버리거나 혹평만 뱉어내고 그 어떤 것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수업 전 먼저 읽고 나서는 머릿속에 물음표가 얼마나 많았는지 세지도 못하겠다. 이야기가 다 끝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다음장을 펼치니 난데없이 끝나기도 했고 몇몇은 제목이 내용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수업을 통해 작가님의 해설과 다른 분들이 나누어 준 후감을 듣고 나서야 이해한 내용들, 숨겨진 의미들이 굉장히 많았다. 전체적인 평 명성이 자자한 작가.. 오르간 오딧세이 @ 롯데 콘서트홀 21/07/28 전에 방문했을 때 팜플렛을 둘러보니 가까운 시일에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오르간 공연이 있다고되어있었다. 가브리엘 포레, 섕상스, 드뷔시 등 좋아하는 작가들 작품이 레퍼토리 대부분을 차지했고 무엇보다 오르간으로 연주한다고 해서 관심이 생겨 예매해두었다.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는 걸 본 적은 있지만 소리를 직접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덩치에 걸맞게 소리 크기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하고 당일날 공연장을 찾았다. 평일 오전대라서 한적할 것으로 예상하고 느즈막하게 도착했다. 그런데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짐짓 놀란게 인파가 엄청났다. 특히 아이들이 많았다. 아마 학교 방학 기간이라서 부모님들이 많이 데리고 오신 듯했다. 오르가니스트 박준호씨와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윤씨가 함께 연주하면서 중.. 여행의 이유 - 김영하 21/06/26 내게 여행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나만으로는 대답할 수 없는 범주가 무척 넓은 주제다. 각각의 여행 당시 내 상황이나 동행한 사람과의 관계, 그 여행지를 선택한 이유, 여행하게 된 배경 등에 따라 각자 지니는 의미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 친구는 이젠 직접 하는 여행과 남들이 글, 동영상 등의 매체를 통해 소개 받는 여행을 구분하는게 헷갈린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직접 가서 경험할 만한 여행이 있기도 하지만, 실제 수고를 들이는 것에 비해 수확이 크게 없어서 차라리 매체를 통해 소개받는 간접 여행이 더 나은 경우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비록 시점이 좋지 않은 까닭에 가서 즐기지 못하고 되려 불편함과 안 좋은 인상만 잔뜩 짊어지고 오는 경우가 있을 지언정 간.. LIFE : The Last Print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1/07/25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 / LIFE : The Last Print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에칭이나 사진을 오롯이 예술의 한 갈래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에는 대량생산적 특성을 지우지 못하고 자꾸 함께 보는 것도 한 몫 하는 듯하다. 악기 연습 스터디의 어느 분께서 먼저 다녀오시고는 음악과 관련된 사진만 추려 소개해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지라 급작스럽게 관심갖게 되었다. 사진에는 비스듬하게 솟은 거대한 단층을 병풍삼아 건설한 Red Rock Amphitheatre 라는 공연장을 배경으로 스트라빈스키 부자가 함께 담겨있었다. 유명한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집안은 3대가 모두 음악가이다. 둘째 아들은 유명한 피아니스트, 그리고 이고르의 아버지도 굉장히 유명한 .. 환한 숨 - 조해진 단편소설집 21/07/17 이방인과 같이 내면에 진득한 관념이 담긴 소설을 적어보고 싶어서 계속해서 시도하는 중인데 좀체 잘 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도움을 받기 위해 소설 읽기 클래스에 참여중이다. 총 8편의 장편, 단편 소설을 읽고 주말마다 다른 참가자들과 후감을 나누고 있다. 나는 보통 주요 내용 위주로 빠르게 독서하는 편이라서 깊이 감상하지 못하는데, 후감을 나눠야 한다는 책임감에 보통 때보다 훨씬 자세히 보고 있다. 덕분에 노하우를 많이 배웠고 다른 분들께서 공유주시는 관점에서도 얻는 게 많다. 이번주에는 조해진 작가의 환한 - 숨 이라는 단편소설집을 함께 읽었다. 1. 단편 소설이라는 점에서 느낀 점 돌이켜보니 고등학교 이후로 단편 소설은 읽은 적이 없다. 장편 소설에만 익숙해진 상태에서 단편 소설을 접..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 한가람미술관 21/05/16 길 가는 사람을 아무나 붙잡고 가장 유명한 화가(좋아하는 화가 말고)를 물어본다면 아마 상당수의 사람이 피카소를 꼽지 않을까? 그의 작품을 직접 보는 경우는 흔치 않기에 +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상세한 지식이 없었지만 유명하다라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갖고서 예매를 한 것 같다. 보통은 관심이 있는 방식이라던가 취지에만 반응알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포장지에만 사실상 모든 초점을 맞추고 방문을 하게 되었다. 집에서 출발하면서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 것은 이 때문인 듯하다. 큐비즘의 창시자라는 점 외에 달리 아는 바가 없었기에 한가람 미술관에 도착하기 전 이전 기록을 뒤져보면서 피카소에 대한 배경 지식을 최대한 찾아보았다. 몇 번 스쳤던 기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 즈음 김환기씨의 에세이.. 태고의 시간들 - 올가 토카르축 20/03/23 정말 오랜만에 깊이 심취해서 즐길 수 있었던 책이 되었다. 까뮈, 가브리엘 마르케스 다음으로 작가의 서정이 나와 가깝게 느껴졌다. 한 장 한장 소중히 꼼꼼히 읽어보았다. 가상의 도시 안에서 폴란드 역사가 지나가는 배경 속 죽음, 허무함 등에 대하여 소설은 다루고 있다. 사물의 의인화, 물질적 죽음이 아닌 기억 속의 죽음에 대한 관념 제시, 번역서임에도 전해지는 재치있는 표현들 등의 수많은 보물들이 초코칩 머핀 위의 초코처럼 엄청 밀하게 적혀있다. 중간중간에는 작가의 방대한 배경지식들이 본드처럼 적재적소에 등장해서 이야기 사이를 메운다. 새로운 것을 아는 재미도 있다. 내가 언젠가 굉장히 몽환적인 상태에서 생각해보았던 개념들, 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거나 비정상같아보여 드러내지 못했던 상념들..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현미 덕수궁관 21/03/06 1930~40년대 우리나라 예술과 문학이 서로 교류하던 모습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중이다. 식민지사회라는 모순성, 급속도로 보급된 서양의 신식 문물과 전통적 가치관들의 충돌 등 여러 상황이 번잡하게 교차하는 환경 속에서 태어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시장 초입에 다음과 같은 이상 시인의 말이 소개되어 있는데, 어쩌면 아이러니하지만 이러한 절망적 상황에 자극 받아 당대 예술가들은 더욱 열의를 태운 건 아닐까. '어느 시대에도 현대인은 절망한다.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때문에 절망한다.’ 당대 활동했던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 중 다음 작품에 주목했다. # 정종여 - 남해기행 스케치 최소한의 연필자국이 우리에게 친근한 고향 뒷산이나, 마을 모습을 이루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닮고 싶어..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