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

(81)
장자 - 장자 24/06/29 # 나의 취향은 내가 정하고 나의 판단은 내가 한다. 일상에서도 그렇듯 독서를 할 때도 마찬자기로 내가 일관적으로 취하는 자세는 내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는 것이다.어떤 인물이나 물체에 대하여 보통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평가가 존재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체로 이를 수용한다. 각자마다 수용하는 과정을 어떻게 거치는지, 과정을 거치기는 하는지는 알 수 없다. 각자의 몫이다. 각자가 어떤 대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것과 생각을 외부로 표현하는 것 모두 개인의 권리이다. 그렇지만우리나라는 내가 우상으로 받드는 대상에 대해 남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선망하는 인물이나 사물 또는 따르는 지론을 본인과 동일시 하는 인상을 받는다.내 의견과 상대방의 ..
왜 글은 쓴다고 해가지고 - 백가흠 24/10/05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법령에서 요구하는 절차와 사양을 맞춰 건물을 짓는 일, 선험적 지식으로 후손을 낳는 것과 같이 이미 정해진 방법을 따르면서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예술의 창작은 방식과 절차마저 내 손에 모두 달려있기에 훨씬 힘든 일이라고 여긴다.무엇을 적을지, 어떤 방식으로 적을지 어디까지 채울지 내가 생각하고 결정내려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그 결정들의 공통점이 수렴하는 방향이 올바른 곳을 가르키는지 내 스스로 되뇌어보면서 말이 되는지, 타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상해보는 것이 굉장히 고되었다. 창작의 고통이 어떠한지 느끼고 난 뒤에 나는 예술가들을 선망하게 되었다. 그들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면서 우리는 일상과 우리의 영혼을 가꾼다...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발터 벤야민 24/06/28 예술품 중 창조 과정에서 대량생산적 요소가 관여하는 부류에 나는 거부감을 느낀다. (소설이나 음악과 같이 작곡이나 집필하는 창작의 순간이 아닌 이를 담고 파급력을 높이기 위한 과정에서 대량생산을 거치는 방식들은 제외다.) 팝아트나 포스터, 판화 등 작가가 마음을 먹는다면 언제든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그리고 만들 때마다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제작이 가능한 것들에서 무얼 주목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무 젓가락들의 무늬는 다들 고유하다.하지만 의미가 없다. 그냥 기계를 거쳐 가공된 물건일 뿐이다. 물론 이는 내가 아직 이 기법들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원본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작품들도 내겐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 '바로 그 것', '믿고 보는 ~' 등 ..
사회계약론 - 장 자크 루소 24/05/02 우리에겐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태어난 순간부터 어린이가 된 시점 사이 언젠가 나도 모르게 내 것이 된 것들이 제법 있다.당연히 내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다.여기에는 성별, 어느 손이 더 익숙한 지, 나중에 세분화된 성향으로 발전하는 기본적 취향, 성격 등이 있다.삶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모든 생각은 내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Je pense, donc je suis) 그리고 여기에는 국적이 포함된다.어떤 특정한 나라의 국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국가체계, 법률 등을 따르겠다는 암묵적 동의가 담겨있다.그렇지만 우리는 이 동의를 직접 한 적이 없다.다만 사회적 관습과 법 체계를 하나 둘 배우고 따르는 행위를 동의라고들 여긴다.(라고 나는 ..
인간 불평등 기원론 - 장 자크 루소 23.12.24 접한 배경 릴레이 식으로 전에 읽은 책에 언급된 책들을 이어서 읽는 중이다. 마침 중고서점에 방문하여 다른 책을 찾던 중 눈에 띄어서 집게 되었다. 유시민씨의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소개받아 적어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의 내용 디종 아카데미가 기획한 ‘인간 사이의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 에 관한 현상 논문에 응모하기 위해 루소가 적은 글이다. 그가 이에 앞서서 쓴 학예론을 연장하고 보완하는 책이기도 하다. “자연 상태에서는 불평등을 거의 느낄 수 없었으며 그 영향도 거의 없다. 불평등의 기원과 발견을 인간 정신의 지속적 진보에서 기인한다.” 그는 불평등이 문명의 발전 탓에 생겨났고 이는 자연법에 위배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자연법이란 공동의 이..
몰입의 즐거움 - 칙센트미하이 23.04.05 즉흥연주와 몰입도의 관계에 관한 세미나를 다녀온 적이 있다. 음악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세미나라서 아내가 참여하게 되었는데 청강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나도 꼽사리 껴서 함께 듣고 왔었다. 자아를 잊어야 오히려 더 자아에 다가갈 수 있다는 칙센트미하이의 의견을 소개받았다. 짐짓 모순으로 들리기도 하고 어느정도 이해가 되려고 하는 그 아슬아슬한 느낌에 어느정도 공감이 가려는 듯한 느낌도 들어서 저서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참가한 세미나의 중심 주제가 담긴 책이었기에 책의 결론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제 외에 미국인 답게 충분히 차고 넘치게 쌓아둔 지식들도 즐겁게 담으면서 여유롭게 읽었다. 저자는 관념론자이다. 삶의 방향과 목표, 경험 등에 굉장..
식욕의 과학 - 앤드류 젠킨슨 23.04.21 점심시간에 회사 로비 북카페를 배회하면서 간단히 읽을 만한 책을 찾다가 집어들었다. 식욕이라는 단어만 읽었을 때 이미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도덕적 의무감이 들었다. 비만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외과 의사가 환자와 직접 대화하면서 느낀 바가 있어 쓴 책이라고 한다. 책을 통해서 그가 말하는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주요한 요소는 무의식의 범위에서 뇌가 정하는 체중의 기본 설정값이다. 무작정 체내의 지방을 소모하고자 노력해도 뇌는 자신이 설정해둔 체중으로 돌아오도록 한다. 호르몬 작용을 이용하기도 하고 심지어 기초대사량 값도 조절한다. 그는 과거의 괴혈병 각기병이 창궐했듯 현대의 비만병도 영양소 불균형으로 인한 결핍성 질환이 아닐까 추측한다. 그가 지목하는 영양소는 오메가 3 불포화지..
공산당 선언 - 칼 마르크스 230203 책세상이라는 출판사에서 낸 작은 사이즈의 고전 전집이 있다. 가격도 싸고 번역도 나쁘지 않아서 가볍게 자주 읽곤 한다. 7년 전 즈음 공산당 선언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와서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냥 악에 받쳐서 뭐라고 휘갈겨 둔 내용이길래 마땅히 후감이라고 할 만한 주요 내용을 얻지 못했다. 애시당초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올해 초 읽고 후감을 남기지 않은 책들 위주로 다시 정리를 하기로 다짐하고서 제일 먼저 공산당 선언을 마무리 지어보기로 하면서 다시 찬찬히 읽어보았다. 대략적으로 그들의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간접적으로 전해들어왔기에 스스로 확인해보고 싶었다.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는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자들의 생산 수단 독점으로 인해 부의 불평등이 극심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