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2) 썸네일형 리스트형 반고흐, 영혼의 편지 - 반고흐 21/08/16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명성을 얻은 작품들에서 때로는 그 속의 내용보다 그 주변을 빛내는 후광이 훨씬 커져버린 사례를 본다. 분명 근거 있는 명성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본의는 온데간데 없고 모르면 사회에 끼지 못하는 유행이 되어버린 작품들,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한 작품들. 작품들을 그렇게 대하지 않기 위해 나는 되도록 간접배경을 지우고 본질을 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배경을 아무리 지워보아도 명성에 걸맞게 공감을 많이 느끼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아름다움을 쉽게 느끼는 보편미 가득한 작가들을 이따금 만나는데, 고흐의 작품들도 그 중 하나였다. (어쩌면 학창시절부터 주입된 취향의 영향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고흐의 일상이 직접적으로 담긴 그의 편지글들을 소개한다. 그동안은 그의 그림들.. 투탕카멘 - 파라오의 비밀 @ 전쟁기념관 21/08/08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굴된 수많은 유물들을 정교하게 복제하여 전세계를 돌며 전시가 진행중인데, 이번에는 한국에 방문했다. 전쟁기념관에서 진행하길래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가 섞여있나 싶었는데 딱히 그런 접점은 없나보다. 사전 예매 티켓을 예매해 두었기에 대기줄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확인해보니 이와 상관 없이 가서 입장 대기를 해야 했다. 인기가 굉장히 많은 전시라서 주말의 경우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왠지 그럴 것 같아서 기다리는 시간동안 미리 예매해둔 전쟁기념관을 관람했다. 625 기념관에서 전쟁 당시 목숨을 바치신 수많은 분들의 모습을 접하고 오니 마음가짐이 새롭다. 다시금 자유의 무거운 책임을 상기했다.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들 자체보다도 현대미술과 닿아있는 그들의 표현에..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 - 헤더 로즈 21/08/07 Phonetic vs Artistic 문자와 마찬가지로 예술 역시 한 갈래의 언어이다. 전자가 정보교류를 위한 것이라면 후자는 관념의 교류에 사용된다. 문자에는 객관적인 정보를 담을 수 있고, 발신자로부터 수신자들에게 정보가 전달되는 동안 손실이 일어나거나 왜곡되는 일 없이, 그리고 동일한 정보를 받은 수신자들 간 받아들이는 의미가 서로 다르지 않도록 하는데 주목적이 있다. 반면 예술가는 예술언어에 객관언어가 담지 못하는 추상의 영역을 담는다. 이를테면 첫사랑을 집에 바래다주고 오는 어느 좁은 길목 하늘에서 발견한 보라빛 노을, 달콤한 냄새, 옅은 땀이 증발하면서 느끼는 기분 좋은 현기증 / 가까운 누군가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어느날 우연히 그와 자주 지나던 길목의 어귀에서 불현듯 그의 존.. 김유빈 플루트 리사이틀 @ 롯데콘서트홀 21/08/02 슈베르트 D.839를 리스트가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S. 558을 연습중입니다. 아베마리아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이지요. 조수미씨가 아버님의 장례식이 열리는 와중에도 아버님의 뜻대로 공연을 진행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 영상을 통해 접하게 되었어요. 죽음으로서 완성된 한 삶과 그 결과로 남은 예술가를 표현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죽음으로 끝이 막혀있는 유한한 나의 시간을 인생을 완성하는데 오롯이 집중해서 마지막에 닿을 때 즈음 삶이 완성되고, 결과물을 둘러보면서 뿌듯해할 수 있는 느낌. 이 느낌에 끌려서 갖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습니다. 진지하지 않게 혼자 재미삼아서 오랫동안 쳤기 때문에 기본기가 탄탄하지 못해서 한참을 고생중입니다. 그 중에 피아노 포르테를 표현하는 부분, 그리고 모티브에만 강세.. 한국 미술의 어제와 오늘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1/07/31 덕수궁관에서 미술과 문화재의 연관성을 조명하는 전시가 진행중입니다. 서로 영향주고 영향받는 모습을 4가지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는데, 궁극적으로 둘의 비교를 통해 공통적으로 담긴 한국의 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듯 합니다. 야외활동이 제한받는 까닭에 미술관이 예전보다 훨씬 더 붐비는 것을 느껴요. 덕수궁관은 위치 덕분인지 평소에도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이었는데, 작년부터는 주말에 가려면 거의 한달 전부터 예약해야 겨우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오히려 그 덕분에 좀 더 진지하게 볼 수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우연히 예약 사이트를 살펴보다가 때마침 나온 취소표를 운 좋게 얻어 다녀왔습니다. 보통 예술품에는 메시지가 담기는데 이걸.. 제주도 당일치기 일주라이딩 21/07/29 짐 부담 없이 가볍게 다니기 좋기에 여름철에는 꼭 한 번씩 장거리를 타고 있다. 작년까지 무박 부산, 속초 - 용문, 동해안 위쪽 구간 등을 탔었다. 올해는 원래 7월즈음 동해안 부산 - 삼척 구간을 탈 예정이었는데 아쉽게 계획한 일정마다 기상상황이 도와주지 않는 바람에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래서 허전하던 차에 연차 중 하루가 비게 되어 어딜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언젠가 유튜브에서 당일치기로 제주를 일주하는 영상을 본 기억이 났다. 200km조금 넘는 코스길래 가볍게 한 번 해보자 생각하고 거의 무계획으로 전날 비행기 예매하고 무작정 다녀오게 되었다. 이번 후기를 통해 나중에 다른 중장거리 갈 때 참고용으로도 사용하고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1. 경로 선택 제주 환.. 밤에 우리 영혼은 - 켄트 하루프 21/07/10 덤덤하게 적힌 소설이다. 다 읽고 나서야 표지에 시선이 닿았는데 소설의 전반적 분위기가 표지에도 잘 담겨있다. 잘 어울린다. 몇년 전 존윌리엄스의 스토너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차분한 분위기로 단조롭고 억압받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저항하는 인물의 이야기가 담당하게 적혀있는 모습에서 이 소설과 공통점을 느꼈다. 이웃집에 살지만 40년이 넘도록 직접 교류를 해본 적이 없는 두 남녀가 친분을 쌓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뽑는다면 맨 처음에 에디가 루이스에게 찾아가 동침을 제안하는 장면이다. 제안한 이유에 대해서는 왜가 없이 그냥 '좋은 사람 같아서요' 라고만 대답한다. 처음에는 이게 굉장히 어색했는데 나중에 차츰 이야기를 하나 둘 해 나가면서 드러나는 그의 인간됨됨이를 통.. 시선으로부터 - 정세랑 21/07/31 요즘엔 허구와 사실이 구분되지 않는 경계을 마주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아마 앞으로 이런 기회는 점차 늘어날 것 같다. 어제까지만 해도 즐겁게 교류하던 친구의 상실이나, 코로나, ISIS 등 게임의 시나리오적 배경에서만 볼 줄 알았던 상상만 해본 상황의 현실화 등등. 내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과거의 내 경험에 기반할텐데, 죽을 때까지 노력을 해도 나는 세상에 있을 모든 케이스를 직접 경험할 수 없다. 다만 미디어가 발달하고, 나의 관심사도 점차 넓어지기에 새로운 것들을 점점 더 많이 접하는 것일 뿐이다. 반면 특히 소설 등에서 접하는 허구 중 너무나도 사실같아서 구분할 수 없는, 그래서 오히려 굳이 구분해야 하나싶은 작품들을 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의 .. 이전 1 ··· 5 6 7 8 9 10 11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