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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수덕사 방문 20/06/20 친구를 만나러 천안에 갈 일이 생겼다. 약속 전후로 시간이 비어서 어떤걸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혹시 하는 마음에 주변 사찰을 검색해보았는데 멀지 않은 곳에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몇 번 소개되었던 수덕사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중 하나가 있다는게 기억나서 일찍 출발해서 들러보았다.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해서 충청도의 그 넓은 평야 를 지나다가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우회전을 했다. 서해를 바라보는 방향이므로 바다가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곧 저 멀리 가장자리에 뜬금없이 깊은 산골이 나타났고 꼭꼭 숨어있는 곳으로 길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곧 큰 주차장과 시장을 만났다. 대부분의 오래된 사찰들이 이렇게 절 입구에 크게 상권과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여수 흥국사도,..
해남 달마산 미황사 방문 21.02.12 해남 달마산 미황사 방문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된 여러 곳 중 방문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곳을 적어두고 근처에 들를 일이 있다면 함께 보고 오곤 합니다. 이번 연휴때는 고향 근처에 있지만 아직 못 가본 해남의 미황사에 다녀왔습니다. 책에 소개되기를 암산을 배경으로 하는 자태가 굉장히 멋지다고 적혀있었길래 기대를 한껏 품게 되더군요. 통일신라때 조성되었지만, 정유재란때 불타 없어지는 바람에 대부분 16세기에 재건되었다고 설명에 나와있었습니다. 서역의 우진국(인도)의 왕이 보낸 불상과 경전을 실은 배가 땅 끝에 도착했는데 이 보물들을 가지고 세운 절이 바로 미황사라고 합니다. 여느 산사처럼 일주문에서는 절 자체가 보이지 않고 한참 올라가야 천왕문과 법당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배치..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22/09/04 대학생 시절 한참 유행했던 책이다. 정의의 뜻에 대하여 주류 의견들을 소개하고 그 중 작가가 생각하는 현재 미국 사회에 필요한 정의를 말미에 소개한다. 트렌드 도서였기에 굳이 읽어야 하나 싶어서 그때는 읽지 않고 넘겼다. 하지만 지내고 있는 여건상 읽을 수 있는 책이 한정적이라서 이거라도 읽어야 했고 결과적으로는 유익한 만남이었다. 내용이 복잡하지 않지만 근무 환경 특성상 주말에 잠깐씩만 책 읽을 여력이 있는지라 간신히 1달이 지나서야 다 읽게 되었다. 책에서는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 / 엠마뉴엘 칸트의 자유주의 / 존 롤스의 평등주의 등을 소개해주고 말미에 공리주의는 정의를 원칙이 아닌 계산법으로 접근하고 인간 행위를 획일화 한다는 점에서 / 자유주의는 공동체가 공유하는 정의, 도덕에 ..
영원을 빚은, 권진규 @ 광주시립미술관 22/09/27 근현대조각가 권진규씨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그의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소개글에서는 그의 작품의 일관된 주제가 이상과 영원의 추구라고 적고 있었다. 과거의 것을 소재로 하여 형식의 근원과 그것이 지닌 의미를 찾고자 노력했다고 했는데 여기에 관심이 생겨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그는 이쾌대가 운영하는 성북미술연구소를 다니면서 미술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 입학했다. 크게 초기 - 중기 - 말기에 나누어 그가 남긴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석상 / 중기는 테라코타(자기 방식) / 말기는 건칠 작품이었다. 건칠 / 테라코타 기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몰랐는데 친절하게도 각..
부석사, 정암사 방문 22/09/30 어렴풋이 어렸을 적에 이모네와 함께 부석사를 다녀온 기억이 있다. 방학 때마다 전국여행을 다니던 시기였다. 그 때 서원들과 유적지를 숱하게 다녀온 덕분에 문화재에 무의식적으로 친숙함을 느끼는게 아닐까 싶다. 덤으로 오늘의 부석사와 같이 오랜만에 방문하는 곳이라면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보면서 꼬마의 나와 만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다시금 부모님께 감사함을 느낀다. 부석사가 여행 희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사실 무량수전도 그 뒤에 떠 있는 돌도 아니다. 어렸을 적 기억 한 장면 때문이다. 당시 주차장에서 부석사 본채까지 거리가 굉장히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흙바닥으로 된 평평하고 긴 길로 이어졌고 양 옆에는 키는 얼추 2미터는 되지만 심은지 얼마 안 되었는지 둘레가 겨우 허벅지 만한 ..
안동 봉정사 방문 22/09/28 몇년 전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재밌게 본 적이 있다. 전국의 문화재를 상세하게 소개하는 와중에 작가의 말투와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이 마을 할아버지같은 친근함을 주는 책이었다.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곳들을 당시에 적어두면서 나중에 차가 생기면 하나 둘 방문해보아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생겼지만 지방을 돌아다니는 건 쉬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리스트를 쥐기만 하고 이따금 명절이나 근처에 들를 일이 있으면 하나 둘 겨우 방문할 뿐이었다. 긴 시간이 흐르고 이번에 길게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드디어 생겼다. 당연히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리스트에 올라있는 문화재 방문이었다. 불국사 / 봉정사 / 정암사 / 부석사 / 해인사 등 고향과 멀리떨어진 장소에 위치하여 ..
남한산성 - 김훈 22/07/23 북카페에 어떤 책이 있나 훑던 중 분홍색 표지가 멀리 눈에 보였다. 색만 보고서 가벼운 에세이인가 싶어 제목을 읽어보니 의외로 남한산성이었다. 펼쳐서 내용을 보던 중 한강 나루터의 노인을 판서가 살해하는 장면과 그 딸을 데려가 키우는 장면을 보고서 언젠가 잠깐 스치듯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더 자세히 읽고 싶어서 명부에 이름을 적고 가져와 읽어보았다. 조선 인조대에 명나라가 청나라에게 멸망당하는 과정에서 시간 간격을 두고 정묘호란 - 병자호란을 겪었다고 역사서는 전한다. 당시의 사료를 참고하여 소설가 김훈씨가 상상력을 더해 각색하여 소설화했다. 언젠가 예쁜 친구와 잠실호수공원을 걷던 날 롯데월드쪽에서 어떤 덩치 큰 뜬금없는 비석을 만난 것을 떠올렸다. 그 때 기억을 이번 소설..
뤼시스 - 플라톤 22/03/25 전에 읽었던 플라톤 향연 책 반절 뒤에 뤼시스라는 별도의 편이 있었다. 독서를 통 못하고 있는데 다시 가볍게 시작해보고자 얇은 두꼐를 보고서 들고 다녔지만 결국 끝까지 골몰하여 읽지 못했다. 소크라테스의 어록답게 스무(억)고개 식의 대화로 이루어진 내용이다. 우정에 대해 소크라테스가 길거리에서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구전되던 내용을 제자가 책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동양의 철학서 (금강경이나 맹자, 논어 등등)과 형식이 비슷하다. 한 주제에 대해 이건 어때요? / 저건 어때요? / 아니 그렇다면 먼저거랑 이거는 서로 엇갈리는데요? / 아 그런데 이렇군요? / 이렇기도 하구요 / 그렇다면 이러이러하니 요렇게 결론내리는 건 어때요 라는 식으로 만약에 실제로 누군가가 제게 이런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