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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스캔들 - 진중권 19/12/18 친작, 그리고 진품에 대한 논란은 한 번쯤 깊이 생각해봄 직한 주제인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양측의 주장을 찾아보고 제 입장도 정리해보았습니다. 책을 소개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미처 책에 담기지 못한 부연 설명을 조금 더 얻은 것 이외에는 강연이라고 내용적으로 크게 독서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미학을 깊게 공부하신 분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고, 또 그 분이 제가 생각하는 이 시대 지식인 중 한 명이었으며 매개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그 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에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었지요 :) 이런 탓에 후감을 정리하려면 독서를 마무리 지어야 했고 반대편 사람들이 써둔 글을 찾아보고 싶은 욕심도 생겨 종합적으로 결론 내리느라 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2016년..
가야본성 - 칼과 현 @ 국립중앙박물관 19/12/29 가야본성 - 칼과 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중인 가야에 대한 특별전이 진행중입니다. 철기 제작의 높은 기술력과 더불어 토기 무늬 등의 정교한 문화예술을 볼 수 있습니다. 가야에는 5~6세기에서야 한자가 전파되었다고 하여 당대에 남은 글자 기록은 거의 없기에 토기 등의 유물에서 당시의 시대상을 바라 볼 뿐이라고 합니다. 그 설명 따라 예술품에 장식된 모습을 언어로 생각하고 그때 당시 유행했던 모양, 삶 등을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최근에 발굴된 유물이 많이 전시되어있었는데, 앞으로의 발굴 성과에 따라 가야라는 나라에 대한 기록이 더 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장된 유물에서는 순장은 당사자의 선택을 존중해서 결정했다는 사실, 삼국에서 사용된 철기 대부분은 가야에서 제작되었다는 점 등..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 - 핀란드 디자인 10 000 전시회 @ 국립중앙박물관 19/12/30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핀란드 디자인에 관한 전시가 있다고 하여 찾아보았습니다. 홍보 포스터에 목재 테이블 받침이 있었는데 유선형에 대칭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거든요. 총 6가지 주제로 나누어 핀란드에서 이제까지 사용되어온 도구들을 전시해두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우리나라 물품들도 함께 배치되어 공통점을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연혁에 상관 없이 주제별로 묶여있었는데 어떤 의도로 묶어두었는지는 소개문을 아무리 읽어보아도 이해하는데는 실패.. 목재의 도구들이 대부분 둥굴둥굴한 디자인으로 높은 만듦새를 보여서 지금 사용해도 전혀 우스꽝스럽지 않을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모양이 그대로 현재까지 내려와 이케아 등의 목재 가구등에서도 볼 수 있는 것 같았..
강우방의 눈, 조형언어를 이야기하다 @ 인사아트센터 20/01/09 40여년 동안 마술사학자로 활동한 강우방씨가 그간 촬영했던 문화재 사진 7만여점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인사아트센터에서 관련 자료를 20일까지 전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없거나, 정돈되어버린 문화재들의 옛 모습을 간직한 오래된 사진을 가끔 만나면 생소함과 함께 흑백의 바랜 사진 속에서 아우라 같은 것도 느껴지길래 관심있게 보고는 하는데 비슷한 것들이 많길 바라고서 퇴근길에 들러보았습니다. 전시는 총 2개 층에 나뉘어 진행중입니다. 1층에서는 기증된 사진들이 영상 형태로 상영중이고, 2층에서는 강우방씨가 문화재에 새겨져 있는 문양 등의 조형에서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했던 스케치 등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1층 영상을 통해서 석굴암 불상과 벽면의 조각들을 자세..
주체의 해석학 - 미셀 푸코 20/01/31 언젠가 책이나 저자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제목만 보고는 관심이 생겨 무작정 사버렸던 책이다. 일기를 통해 당시 상황을 파악해보니 자존감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였다. 마땅히 후감을 남겨두지 않은 탓에 이번에 다시 읽어보았다. 본 책은 미셀 푸코가 College de France 재직 중1981~1982년에 진행한 강의의 녹음본을 책으로 낸 특이한 형태로 되어있다. 스크립트 중 일부는 녹음이 제대로 되지 않아 blank처리 되어있기도 한데 덕분에 생동감(?)도 느껴진다. 강의에서 그는 Epimeleia Heautou(자기 배려)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자기 배려에 대한 설명 - 내 자신을 돌보고 배려하는 선에서 나를 알려고 애써야 한다. 이는 타자와 단절이 목표가 아..
한국의 수묵채색화 @ 인사 아트센터 20/02/14 한국 수묵채색화라는 주제로 가나문화재단에서 소장중인 한국 근현대사를 꿰뚫는 동양화 미술품들을 3개 층에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전시품이 굉장히 많아 제대로 보려면 2시간은 잡고 가야 할 것 같다. 1층:’청전 이상범’(그의 산수화 전시), 2층:’한국화의 전성기’(김기창, 박래현, 장우성, 박노수 화백의 수묵담채화 전시), 3층:’한국화의 새로운 모색’(박생광, 권영우, 이응노 화백의 추상화 작품 전시) 1층 최소한의 색깔로 표현된 산촌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걸려있다. 경계가 없게끔 처리하여 경계를 그린 모습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첫 작품은 운무가 습기를 가득 뿜은 장마철 지리산에서 본 듯한 구름에 드문드문 가린 산의 분위기를 굉장히 잘 담고 있었다. 기와지붕의 경계는 한 작품..
모네에서 세잔까지 @ 예술의 전당 20/02/18 인상파는 주류파 밀려 파리 살롱전에 번번히 낙선하던 와중, 당시에 낙선을 거듭했던 자들끼리 전시를 연 게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인상주의 화풍에는 클라우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알프레드 시슬레, 프란시스코 피사로, 에드가 드가 등이 작가가 포함된다. 인상주의 화가들을 물리치고 살롱을 채웠다는 당대의 주류를 알고 싶어 검색해보니 아카데미 화풍이라는 정밀한 묘사에 집중한 화풍이라고 했다. 정교하고 부드러운 붓질을 통해 신화적 소재를 다뤘으나, 실제로 보지 않은 것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면 등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점차 나중에 인상주의로 변화한 것 같다. 수많은 작품 중 눈에 붙는 작품에 붙어서 집중해서 관람했다. 폴 세잔 인상주의와 모더니즘을 연결하는 중간화석 격의 인물..
열하일기 - 박지원 20/03/03 본가에 법고창신이라는 글씨가 언제인가부터 걸려있었다. 온고지신이 계승에 무게가 실렸다면, 법고창신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 비중이 몰려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의미에 호감을 느끼고 있던 차에 접하게 된 박지원 선생의 저서인지라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진 것 같다. 학창시절에 언젠가 접해보았겠지만 전문은 이번에 처음으로 읽었다. 1780년 정조 4년에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 축하 사절단에 속했던 박지원 선생이 청을 방문하며 남긴 기록으로 압록강 넘기 전부터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견문이 박지원 선생의 감상과 섞여있다. 비슷한 책으로 고려도경을 읽은 적이 있다. 서긍이라는 송나라 사신이 고려에 사절로 한달여간 머무르며 보았던 천년 전의 고서였는데 굉장히 객관적인 일기 였던 것에 반해 이번 책은 그 책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