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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 노자 20/5/24 노자 - 도덕경 맹자를 읽고 나서 다시 들른 서점에서 큰 이유 없이 이름에 끌려 집어오게 되었다. 시점이 적절했다. 노자 역시 정확한 활동연대가 알려지지 않았다.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동시대 인물이고 상대방에 대한 평이 서로 오가기도 했다는 내용이 전한다. 노자는 공자를 부정적으로 평한 데 반해 공자는 노자를 굉장한 위인으로 평가했다고 전해지는데 한 편으로는 타 사상이 유가와 도가를 모두 멸시하려는 의도로 꾸며낸 거짓일 수도 있다고 한다. 도덕경에서 말하는 주요 사상에는 다음이 있다. 무위자연 : 억지로 말고 스스로 진행하도록 두는 자세 공수신퇴 : 명성을 쌓을수록 자세를 낮추고 겸손해야 함. 반진귀박 : 사실이나 진리를 쫓기보다는 순박한 자연의 상태로 돌아와 살아야 함. 눈에 보이지 않..
개인주의자 선언 - 문유석 20/05/26 회사 로비에 북카페가 생겼다.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읽을게 뭐 있나~ 보던 중 언젠가 친구가 읽었다고 하던 책이 눈에 띄어 집어보았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법관이다. 본인의 인생경험에 비추어 우리나라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을 말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개인주의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독서 내내 보았던 그의 행적은 국가 구성원으로서 공동체를 위해 선뜻 투신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개인을 위해서 전체에 헌신하고 다시 이게 개인에게 돌아오는 선순환을 바라는 의도인 듯하다. 법관으로 근무하며 접한 여러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사회가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서 개인의 어떤 행동가짐이 필요한지에 대해 평소 많이 고민해보고 있는 것들이 보인다. 그가 보는 바람직한 국가관은 아마 모네의 점..
2020 신춘문예 당선시집 20/06/14 2020 신춘문예 당선시집 약속시간 빈 틈을 서점에서 잠시 보내게 되어 가볍게 읽을 거리를 찾던 중 신춘문예 시집을 발견했다. 이따금씩 인터넷에서 당해 당선된 소설 등을 찾아보기는 했지만 시를 찾아본 적은 없었다. 흥미가 생겨 훑어 보았다. 이병률 시인이 내는 산문집 정도는 자주 보지만 보통의 시집을 시간을 들여 보기 위해 서가에서 집는 과정이 내겐 굉장히 어렵다. 한 줄 한 줄 속에 담긴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미술작품 보듯 문장을 읽고 다시 읽고를 반복해야 하는데 거기서 오는 무의식적인 부담감이 있나보다. 다만 예전에 마음에 들었던 시집을 우연히 만났을 때 느꼈던 그 동질감을 되돌이켜보면 작가와의 공감대를 느끼는 절묘한 기쁨이 시만큼 있는 것이 또 없는 것 같아 다시금 느껴보고 싶은 마..
검은꽃 - 김영하 20/12/06 친구들과 후감을 나누려는 목적으로 읽게 되었다. 철학서나 사상서도 아니고 더군다나 매체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작가의 소설이라고 하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소설책은 잘 사지 않기에 여느 소설 보는 것 처럼 이따금 서점에 들러 전에 보던 내용에 이어서 보기로 처음엔 마음먹었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굉장한 몰입감과 함께 눈에 담기는 표현법, 기법 등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세하게 보고 싶은 마음에 덜컥 사버렸다. 역사소설이라는 장르로 해제에서 소개되듯 구한말 우리나라가 겪어야 했던 가슴아픈 역사적 흐름에 허구 인물들을 조합해서 현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래도록 옳다고 소중히 여겨온 것들이 빗발쳐 쏟아지는 서구 문물에 의해 처참히 무너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가..
장 미쉘 바스키아 - 거리, 영웅, 예술 @ 롯데뮤지엄 20/11/22 내가 판단하는 예술의 가장 큰 의의는 메시지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역할이다. 이 기준으로 대부분을 바라보고, 앞으로 내가 가지게 될 나만의 그릇을 만드는데 참고하고 있다. 희귀한 기회로 누구나 봐도 아름답게 어울리는 메시지와 그릇 쌍을 만날 때도 있고, 메시지에 비해 그릇이 너무도 작아 장황해지거나, 지루하거나, 아니면 어울리지 않아서 조화롭지 못한 사례들도 무척 많이 본다. 이 조합의 적절함 여부를 나만의 잣대로 비교해보는 재미가 굉장하다. 최근 현대에 제작된 미술작품들을 보면서 하나 더 느낀 것이 있는데 바로 그릇의 높이가 높은 작품들의 경우에는 그만큼 나도 키가 높아야 속에 시선이 닿는다는 점이었다. 그릇의 옆구리에 가려 내용물을 볼 수 없다면 나에게 작품은 그저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
전쟁고아와 함께 한 삶 - 공개구술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20/11/20 미국 워싱턴 주의 Capital City Olympia를 방문한 적이 있다. 워싱턴 주는 미국 여러 주 중에서도 한국전 참전용사가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 의회 한 편에 크게 한국전 추모공원이 마련되어 있었다. 우연히 발견한지라 반갑기도, 고맙기도 한 마음으로 방문한 공원에서 발견한 초석에는 이렇게 크게 한글로 적혀 있었다. 잊혀진 전쟁 글이 적힌 의미는 약간 다르겠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큰 부끄러움을 느낀 기억이 난다. 명백한 핑계이지만, 이과로 진로를 정하면서 시작된 학업, 취업 등의 과정에서 나는 역사에 대한 야트막하고 전해듣기만 한 지식만을 지니게 되었다. 한국전쟁과 그 이후 사회 발달사에 대해서도 소상한 내용은 알지 못하고 찾으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는데, 남의 나..
숫타니파타 - 고타마 싯타르타 12/06/27 타지 생활을 하던 시절 한 번은 어머니께서 책가지와 함께 몇 마디 문장을 엽서에 적어서 보내주신 적이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생사의 거센 흐름을 건너는가. 무엇으로 바다를 건너며, 무엇으로 고통을 극복하는가. 그리고 무엇으로 완전히 맑고 깨끗해질 수 있는가.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또는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나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 엽서를 읽어보고는 무슨 뜻일까를 고민하다 결국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한참 뒤에, 반년도 더 지나서 한국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다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키워드는 행복이었다. 잠깐동안 목표를 세우면서 혼란했는데, 이 글 덕분에 많이 안정이 되었다. 그래서 이 인용문이 어디서 왔을까 찾아보..
나의문화유산답사기 - 산사순례편 20/06/16 고향 주변의 명소들로 시작하는 1권을 전에 엄청 재밌게 본 뒤로 다음 편도 아껴서 한 권씩 읽는 중인데 이번엔 푸르른 숲 배경을 하고 있는 산사편을 읽어보았다.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 손에 이끌려 절을 많이 다닌 덕에 이따금 절을 들를때면 향냄새와 스님들 지나다니는 모습, 절의 배치 등에서 굉장히 친근함을 느낀다. 특히 사람이 만든 건물임에도 나무, 풀, 계곡, 큰 암석등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자연스레 어울리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산사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공식 취지문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분명 세계 수많은 불교사찰 중에서도 한국불교 특유의 대표적 상징성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구산선문 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