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42)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 상설전시관 방문 '미'라는 범주에 어떤 것을 담아야 하는가 한 동안 한참을 이것만 고민한 적이 있다.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나 다움이었다. 나는 '미'에 나 다운, 또는 나와의 공통점이라는 정의를 담는다. 그 다음으로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미'를 확실하게 정의하기 위함이었다. 타인의 피조물들을 감상하면서 그 중 나의 시선이 오래 닿는 것들을 추려 여기에 왜 시선이 오래 머무는 지 나름의 추론을 사색하여 수집해왔다. 지금 이렇게 후기를 남기는 것도 결국은 나 다움을 쫓고 쫓아 아름다움을 반복하여 더욱 더 상세하고 명쾌하게 정의하려는 행위이다. 나 다움은 국적의 영향을 짙게 받는다. 외국 문물이 경계 없이 드나드는 시대이고 외국 생활도 숱하게 했지만 나 같은 경우 외부와 짙은 교류 이후에는 오히려 조국과 더 가..
프랑스 여행기_관광지편 음악 관련된 곳, 음식 메뉴 그리고 산책 위주로 여행 일정을 잡다보니 방문한 관광지는 많지 않다. 기메 동양박물관 / 베르사유궁 / 시내 산책 / 생제르맹 성당 / 루브르 박물관 정도를 계획하고 방문했다. 기메 동양 박물관 에밀 길레라는 사업가가 리옹에 세워두었던 아시아 유물 박물관을 정부가 지원하여 파리로 옮겨왔다고 한다. 한국관이 오래전부터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다고 해서 관심이 생겨 희망 방문지에 담아두었다. 100여년 전 한 한국인이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노력한 덕분에 일찍부터 한국관이 마련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홍종우이며 나중에 김옥균을 암살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프랑스와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은 시점 즈음 샤를 바라라는 인물이 고종 황제의 허가를 얻어 프랑스인 최초로 전국을 여행한 적..
프랑스 여행기_음식편 프랑스는 미식의 나라로 널리 알려져 있기에 가서 만나게 될 음식에 기대가 많았다. 친구와 나 모두 새로운 도전에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만나는 음식들 모두 다 즐겁게 먹었다. 취업반이던 시절 대부분 입사를 지은 후에는 앞으로 당분간 긴 시간을 내지 못하기에 합격증을 들고 은행에 찾아가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 뒤 길게 해외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반면 나는 입사일이 급작스럽게 앞당겨지는 바람에 아쉽게도 기회를 놓쳤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욱 반가웠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먼저 유럽을 다녀온 친구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음식만큼은 다들 빠듯한 예산으로 다녀온 까닭에 자유롭게 다양한 종류를 즐기고 온 친구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여유가 좀 생긴 상황에서 방문 기회를 얻은게 나쁘지만은 않겠다 싶었다. 보통 한 번 간..
프랑스 여행기_음악편 보통 시간의 흐름 순서로 후기를 남겼겠지만 이번엔 이보다 목적 별로 추억을 묶어보는게 더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음악 / 관광지 / 음식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여 여행 당시의 기록을 남겨둘 예정이다. 목적지로 파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었다. 지인이 있는 독일도 있었고, 마침 인도네시아에서 근무중이었기 때문에 편하게 발리를 다녀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예쁜 친구와 함께 할 앞으로의 긴 여정을 기념하는 여행인 만큼 둘이서 나누는 소중한 주제를 따라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가장 취지에 들어맞았다. 목적지가 정해지고 난 뒤에 파리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논의했다. 음악에 관한 것들이 먼저 쌓이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예술의 도시 중 하나인 만큼 파리에는 비단 음악 뿐 만 아니라 예술에..
프랑스 여행기_프롤로그 다녀온 지 4달이 훌쩍 지나서야 정리하는 여행 회고록 상상력이 좋은 편이다. 어릴적에는 상상의 애완동물을 만들고 내 곁에 항상 맴도는 상상을 하곤 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자유로운 상상력을 갖게 되었는지를 항상 되뇌여보는데 아마도 유년시절 시골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색하던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이 영향인지 내게는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상상 속의 공간이 몇 있다. 꿈에서 반복적으로 방문한 까닭에 이젠 익숙해진 곳도 있고 몽상을 하다가 굳어진 머릿속 공간도 있다. 이렇게 대부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들이지만 실제 장소인데도 내게는 마치 상상 속의 공간처럼 여겨지는 곳이 있다. 바로 쇼팽의 무덤이었다. 쇼팽의 무덤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오래 전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다. 비가 올 듯 말 듯..
몰입의 즐거움 - 칙센트미하이 23.04.05 즉흥연주와 몰입도의 관계에 관한 세미나를 다녀온 적이 있다. 음악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세미나라서 아내가 참여하게 되었는데 청강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나도 꼽사리 껴서 함께 듣고 왔었다. 자아를 잊어야 오히려 더 자아에 다가갈 수 있다는 칙센트미하이의 의견을 소개받았다. 짐짓 모순으로 들리기도 하고 어느정도 이해가 되려고 하는 그 아슬아슬한 느낌에 어느정도 공감이 가려는 듯한 느낌도 들어서 저서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참가한 세미나의 중심 주제가 담긴 책이었기에 책의 결론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제 외에 미국인 답게 충분히 차고 넘치게 쌓아둔 지식들도 즐겁게 담으면서 여유롭게 읽었다. 저자는 관념론자이다. 삶의 방향과 목표, 경험 등에 굉장..
식욕의 과학 - 앤드류 젠킨슨 23.04.21 점심시간에 회사 로비 북카페를 배회하면서 간단히 읽을 만한 책을 찾다가 집어들었다. 식욕이라는 단어만 읽었을 때 이미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도덕적 의무감이 들었다. 비만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외과 의사가 환자와 직접 대화하면서 느낀 바가 있어 쓴 책이라고 한다. 책을 통해서 그가 말하는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주요한 요소는 무의식의 범위에서 뇌가 정하는 체중의 기본 설정값이다. 무작정 체내의 지방을 소모하고자 노력해도 뇌는 자신이 설정해둔 체중으로 돌아오도록 한다. 호르몬 작용을 이용하기도 하고 심지어 기초대사량 값도 조절한다. 그는 과거의 괴혈병 각기병이 창궐했듯 현대의 비만병도 영양소 불균형으로 인한 결핍성 질환이 아닐까 추측한다. 그가 지목하는 영양소는 오메가 3 불포화지..
공산당 선언 - 칼 마르크스 230203 책세상이라는 출판사에서 낸 작은 사이즈의 고전 전집이 있다. 가격도 싸고 번역도 나쁘지 않아서 가볍게 자주 읽곤 한다. 7년 전 즈음 공산당 선언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와서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냥 악에 받쳐서 뭐라고 휘갈겨 둔 내용이길래 마땅히 후감이라고 할 만한 주요 내용을 얻지 못했다. 애시당초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올해 초 읽고 후감을 남기지 않은 책들 위주로 다시 정리를 하기로 다짐하고서 제일 먼저 공산당 선언을 마무리 지어보기로 하면서 다시 찬찬히 읽어보았다. 대략적으로 그들의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간접적으로 전해들어왔기에 스스로 확인해보고 싶었다.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는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자들의 생산 수단 독점으로 인해 부의 불평등이 극심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