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시간의 흐름 순서로 후기를 남겼겠지만 이번엔 이보다 목적 별로 추억을 묶어보는게 더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음악 / 관광지 / 음식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여 여행 당시의 기록을 남겨둘 예정이다.
목적지로 파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었다. 지인이 있는 독일도 있었고, 마침 인도네시아에서 근무중이었기 때문에 편하게 발리를 다녀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예쁜 친구와 함께 할 앞으로의 긴 여정을 기념하는 여행인 만큼 둘이서 나누는 소중한 주제를 따라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가장 취지에 들어맞았다.
목적지가 정해지고 난 뒤에 파리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논의했다. 음악에 관한 것들이 먼저 쌓이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예술의 도시 중 하나인 만큼 파리에는 비단 음악 뿐 만 아니라 예술에 관한 소재가 굉장히 많다.
쇼팽은 프랑스에서 보낸 그의 주요 전성기를 1831년 파리 도착과 함께 시작했다. 그의 무덤도 페르 라쉐즈라는 파리의 한 묘지에 있고 쇼팽의 연주용 피아노를 후원했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플레옐의 이름을 딴 공연장도 파리에 아직 남아있다.
국내 여러 인물들도 파리에서 활동했는데 여기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도 계시고 화가 김환기씨도 센느강변 어느 아틀리에에서 작업하면서 작품을 팔았다고 기록을 본 기억이 있다.
신나서 이것저것을 늘어놓고 보니 계획표상 우리에게 주어진 평일 5일은 칸이 굉장히 좁았다. 아쉽지만 다듬고 다듬어서 다음의 목적지를 선택했다.
- 쇼팽 묘지 방문
- 화려하지 않은 보통의 클래식 음악 공연 감상
- 플레옐과 관련된 장소 방문 (살 드 플레옐)
- 프랑스 현지의 피아노 학원 방문
- 현지 성당 메스 참여
1. 쇼팽 묘지
가장 방문해보고 싶었던 곳이었던 만큼 여행 첫날 버스를 타고 제일 먼저 다녀왔다. 파리 20구에 위치한 Pere Lachaise라는 공동묘지에서 그는 쉬고 있다.
파리에는 공동묘지가 도심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우리와는 다르게 추모공간과 함께 공원의 역할까지 동시에 하고 있다. 미국도 오히려 공동묘지 근처가 땅값이 비싼 경우가 많다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여기서도 최소환 부정적인 인식으로는 절대 보지 않는 듯했다. 이러한 묘소에 안치되기 위해서는 특정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고 한다.
공동묘지는 여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다. 9시경 부터 열리는 듯하다. 입구를 지나 메인 도로 한켠에는 유명인의 무덤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쇼팽 이외에도 괴짜 소설가 발자크 / 로시니 / 짐 모리슨 등의 무덤이 있었다.
쇼팽 묘지를 먼저 방문하고 나머지는 돌아오는 길에 슥 지나쳐 가기로 하고 언덕을 올랐다.
묘지는 정문쪽부터 스르르 언덕이 시작하는 형상인데 제법 가파르다. 부석사 오르는 그 언덕이 생각날 정도였다.
대부분이 가족묘였고 굉장히 크고 화려한 묘도 많았다. 쇼팽의 묘는 공동묘지 중앙 우측에 위치하고 있다.
그의 유언에 따라 여기에는 심장이 적출된 그의 시신이 있고 적출된 심장은 바르샤바의 성 십자가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전기에선가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데 쇼팽의 아버지가 산 채로 관에 갇히는 걸 두려워하여 죽으면 심장을 적출해달라는 유언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쇼팽도 이 유언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던 기억이 난다.
명성에 비해 그의 무덤은 굉장히 소박했다. 그의 무덤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무덤이 화려하게 장식되어있지 않았다. 반면 이름을 모르는 집안 묘들 중에는 화려함이 가득 담긴 웅장한 묘가 가득했다. 동그랗고 높은 탑 형태도 있었고 이집트 신전같은 모양으로 으리으리하게 꾸민 곳도 있었다.
우리나라였다면 직계가족이 아니더라도 후원회 등에서 명성에 걸맞게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득달같이 크기를 늘렸겠지만 그러지 않은 모습에 왜일까를 생각해보았다. 나의 추측으로는 굳이 돌덩이로 번거롭게 꾸밀 필요 없이 매 순간 꼭 지구 어디선가 끊임없이 울려퍼지고 있는 그의 음악이 추모하는 공간을 무한정 만들고 있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겸손한 외형의 모습과 적힌 이름 자체만으로 화려한 모습에 마음이 갔다.
친구와 이어진 계기이기도 하기에 함께 고맙다고 인사하고 오래 눈으로 담아보고 나왔다. 그 외의 몇몇 유명인을 눈으로 둘러볼 겸 산책할 겸 경건한 마음으로 크게 돌고 난 후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나왔다. 이것만으로도 큰 숙제를 마친 기분이 들었다.
나중에 추가로 검색해보니 카미유 피사로도 여기에 잠들어 있다고 한다. 방문하면 좋았을 걸 하는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카미유 피사로의 에라니의 일몰이라는 작품을 엄청 인상깊게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2. 음악 공연 감상
상업성에 집중하지 않고 소박한, 그래서 동네 사람들만 올 법한 마치 시골 노포같은 공연을 유럽에서 보고 싶었다.
이 생각도 지금 돌이켜보니 되게 오래 되었다. 클래식 음악이 태동한 동네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가요가 유행하는 것만큼 굉장히 인기가 많을 줄 알았었는데 실상은 그러지 않아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독일인 친구와 펜팔하던 20살의 기억이다.
15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래도 다시금 확인해보고 싶었나보다. 퇴근 후나 주말의 여유로운 저녁에 잠시 들러서 라이브로 클래식을 즐기는 원산지 사람들의 모습이 궁금했다.
검색을 여러번 해보았는데 연초라서 그런지 파리에 공연이 많지 않았다. 피아노 위주의 공연을 듣고 싶었는데 결국 찾는데 실패했다. 대신 현악 편성의 비발디 사계를 연주하는 공연이 마들렌 성당에서 있길래 이걸 선택하기로 했다.
마들렌 성당은 본래 성당 용도로 만들어진 곳은 아니라고 한다. 지어진 시기도 1800년대로 다른 성당에 비해서는 내력 면에서는 뒤쳐진다. 하지만 파르테논 신전처럼 외형으로 압도되는 멋진 성당이다. 음악이 아니었어도 내부가 궁금해 방문했을 곳인데 음악 감상까지 할 수 있다니 좋은 기회였다.
어둠이 내린 밤 8시에 성당에 방문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같은 공간 안 어디선가 향 연기 퍼지듯 현 조율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가운데 사람들이 소곤거리며 등장하더니 하나 둘 객석을 메우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현지인으로 보였다. 옷차림이 그러했다. 그들 사이에 섞여 있자니 마치 예전에 고향에서 남의 버스에 몰래 탈 때 느꼈던 조마조마함 같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앞 줄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동양인 커플이 있었는데 외모로는 분간하지 못했다가 나중에 둘이 한국말을 쓰는걸 듣고서야 한국인이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한국인이 우리만 있을 줄 짐작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갔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이 컸다.
규모가 작을 것으로 짐짓 짐작했는데 웬걸 공연 중간에 뒤를 돌아보았다가 깜짝 놀랐다. 그 큰 성당이 거진 다 차 있었다.
성당의 좁고 높은 천장은 고음은 빨리 증발시키고, 저음은 오래 울려퍼지도록 효과를 주었다.
또한 저음은 객석으로 좀 더 늦게 도착하는 경향이 있었다. 밸런스는 다소 아쉽지만 그 덕분에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다. 공간의 특성에 기인한 소리가 우리에게는 어둡지만 거룩한 느낌으로 각인되어있나보다.
일반 공연장의 진동공학이 완벽히 적용된 음향에 적응된 우리는 다소 답답하게도 느끼지만 거꾸로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성당 특유의 음향효과를 거꾸로 분석하여 음향 시스템에 반영하고자 계속 공부한다고 한다. 이 음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거꾸로 구현해내려고도 한다고 한다.
차츰 하나씩 연주되기 시작하는데 되게 그득하고 조용한 가운데 그 큰 공간이 울려퍼지는 분위기가 아득히 아름다웠다. 마침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어서 오면서 보았던 비로 번지는 길가가 상상되었다.
중간에는 아베마리아가 올려 펴졌는데 친구에게 처음 받았던 레슨의 곡을 함께 온 곳에서 듣고 있다니 꿈만 같았다. 아.. 정말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반짝반짝 정말 아름다웠다.
파리 오케스트라 협연이라고 했는데 키가 크고 멋진 바이올리니스트는 솜씨가 대단했다. 박자를 늘였다 줄였다 하는 모습이 되게 멋졌다. 돌아가는 때 비가 와서 춥긴 했지만 뿌듯한 밤이었다.
레세르 우리라는 작가가 그린 포츠담의 밤이라는 작품이 있다. 비오는 날 밤의 길거리를 그린 작품인데 그 작품 속 불빛 번짐을 이날 파리에서 서른번은 목격한 것 같다.
3. 살 드 플레옐
플레옐이라는 피아노 브랜드가 있다. 최근까지도 명맥을 유지했지만 아쉽게도 2013년에 마지막 생산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한국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 밀렸다고 한다.
그는 쇼팽의 주요 후원자 중 한명이었고 특히 그의 공연 때마다 자신이 소유하던 브랜드의 피아노를 소팽에게 항상 공급해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쇼팽은 브로드우드 등의 피아노를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다가 말년에는 플레옐만을 즐겨 사용했다고 전하는데 건반이 굉장히 가볍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명동에 가면 명동 부티크 호텔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플레옐 피아노가 있다. 소리가 궁금해서 언젠가 공연이 있다면 가 볼 계획이다.
플레옐 브랜드가 운영하던 홀이 있는데 살 플레옐이라는 곳이다.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지금은 시에서 운영중이라고 한다. 플레옐이라는 이름이 남은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이기에 이 홀을 꼭 방문해보고 싶어서 예약해두고 방문하려고 했는데 당일날 홀을 방문했더니 대뜸 공연이 취소되었다고 했다.... 환불은 받겠지만 뜬금없이 공연이 취소되어서 아쉬웠다. 마침 몸이 좋지 않아 쉬는 기회로 돌렸다. 아직도 아쉽다...
4. 현지 피아노 학원 방문
조만간 친구는 자기만의 피아노학원을 열 계획이다. 여행 계획을 짜던 중 문득 프랑스는 어떤 식으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능하다면 별도로 연락을 미리 해 두고 방문해보고 싶었다.
몇 군데를 찾아서 연락을 보내보았지만 아쉽게도 답변이 돌아온 곳이 없었다. 대신 마침 피아노 연습실을 빌릴 필요가 있어서 홀을 찾는데 피아노 학원이었다. 그래서 대신해서 여기라도 구경해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어둑해질 무렵 저녁 식사시간을 앞두고 연습실을 찾았다. 입구의 메인 홀에는 아이들 그룹 레슨 용도인지 전자피아노가 서로 등을 맞대고 긴 줄로 나열되어 있었고 꼬마 수강생 한 명은 선생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집중을, 나머지 한 명은 우리가 들어오기 전부터 자리에서 벗어나서 학원을 달려다니고 있었다.
가장자리에는 개인 연습실이 있었고 안에는 연습에 몰입중인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가 도착할 무렵에는 어느 프랑스 남성분이 입구를 서성이고 있었는데 아마도 수업을 받던 아이의 부모님 같았다.
산만한 꼬마 수강생, 성인 수강생, 연습실 구조 등등 우리나라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지하에 있는 후줄근한 그랜드 피아노를 사용했다. 모양은 그랜드였는데 굉장히 얇고 건반 세기가 고르지 못했다. 중간중간에 뻑뻑한 건반이 있어서 나는 연주가 굉장히 힘들었지만 친구는 오래된 연륜으로 피아노 상태와 상관 없이 평소 피아노에서 치던 소리를 내게 들려주었다.
친구는 여행온 1주일 동안 손이 굳어질까봐서 연습을 열심히 했고 중간중간 쉴 때 내가 끼어들어서 나의 18번 S558 No. 12로 깐족대었다.
그녀가 연습실에서 들려주던 드뷔시의 기쁨의 섬이 굉장히 깊은 인상으로 남게 되었다. 지금도 작품을 들으면 자연스레 이때의 시간으로 추억여행에 빠져들 수 있다. 아마 낯선 타지에서 만나는 친숙한 일상이 이질적이어서 인가보다. 덕분에 언제든 파리로 순간이동할 수 있는 여행 티켓이 생겼다.
친구가 연습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드뷔시가 프랑스 사람이라는게 떠올랐다. 프랑스 국적이 아닌 사람도 파리에 잠들어 있고 프랑스 사람들도 파리 묘지에 잠들어 있는게 영광이겠다 싶었다.
그럼 드뷔시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져서 검색해보았는데 우연인지 연습실에서 불과 2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Passy 공동묘지에 드뷔시가 잠들어 있다는게 아니겠는가!
드뷔시는 아마 친구가 연습하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 오전 일정을 급하게 추가하여 꽃을 들고 찾아갔다.
숙소는 시가지에서 한 걸음 떨어진 조용한 곳이었는데 돌아보니 에뚜알도 걸어서 20분, 주변에 빵집도 많고 지하철 버스도 모두 가까웠다. 에펠탑은 100미터만 걸어 나가면 멀찌감치 눈에 담을 수도 있었다. 참 좋은 위치였다.
파씨 공동묘지는 트로카데로 광장 한켠에 있는 옹벽 꼭대기에 있다. 규모는 그 전에 방문한 페르 라쉐즈에 비해 반도 안 되지만 그래도 상당히 넓다. 르노의 창업자 가족무덤도 여기에 있다. 지대가 높아서 에펠탑도 바로 보인다.
남의 묘지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게 영 자유롭지 않아서 조심스레 입구를 통해 들어갔다. 빼곡하게 묘비석이 들어차 있었다. 이정표에서 드뷔시를 찾았다. 혹시 몰라서 다른 누군가도 있을까 싶어서 돌아보다가 가브리엘 포레의 이름도 찾았다.
친구와 함께 연습했던 곡이 딱 2개였는데 그 중 하나가 Faure의 Dolly Suite 였다.
나의 첫 피아노는 디지털 피아노였는데 데모곡 3번이 바로 이 작품이었는데 제목을 알지 못하고 25년을 흥얼거리기만 하다가 친구와 만날 즈음에 알게 되어서 함께 연습했던 것이다.
여러모로 Passy를 알게 된 경위와 여기서 만난 인물들은 모두 소중했다.
파스텔 톤의 꽃을 들고 그의 묘지를 찾는데 이정표와 약간 다른 위치에 뒷줄에 숨어있어서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묘비에 그의 이름만 지워버리면 그냥 특별할 것이 아예 1도 없는 투박함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친구와 함께 눈을 감고 공연이 준비한 만큼 잘 마무리되길 부탁드린다고 공손히 인사드렸다. 그리고 한켠에 조심히 꽃을 두고 왔다. 묘비 위에는 먼저 왔다 간 사람들이 남긴 과일, 밤, 꽃 등이 몇 놓여있었다.
드뷔시의 묘지 건너편에 포레도 잠들어 있었다. 가족묘라서 이름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역시 음악 잘 듣고 있다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눈에 가득 담고 나왔다. 두 인물의 묘비는 정말 아무런 장식이 되어있지 않고 소박했다. 하지만 그 위에 적힌 이름으로 떠올릴 수 있는 수많은 작품과 많은 방문객이 남긴 것들로 인해서 묘지 안 그 어느 무덤보다 가장 화려했다.
그 외에도 하고 싶은게 많았다. 신자는 아니지만 메스에 참관하여 거룩함으 느껴보고 싶었고 오르간 소리도 궁금했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에 도착하고, 토요일 오전에 출국하는 일정은 우리에게 메스는 허락하지 않았다.
시떼섬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유명한 생트샤펠에서는 주기적으로 음악회가 열린다고 한다. 여기는 미처 예약을 하지 않아서 들어가지도, 감상하지도 못했다. 아쉽긴 하지만 이미 위대한 작곡가들을 만나고 온 것과 아름다운 성당에서 음악 감상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만족을 느낀 뒤라서 미련은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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