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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이 망할놈의 현대미술 - 조영남

20/09/18

2016년 미술 대작 사기 혐의로 시작된 여러 건의 조영남씨에 대한 재판이 2020년 6월 25일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마무리되었다.

 이에 대하여 작년 말경 그가 무죄라는 의견을 담은 책을 진중권씨가 내고 강연을 한 적이 있어 참석한 적이 있다. 한참 미학이나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고 독서하고 자료를 찾아보던 시점이었던 터라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을 통해서 현대미술의 특징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던 내게는 유익한 사건이 되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비주류의 입장에서 보통의 미학이나 미술의 이론서에 등장하는 형이상학적이라는 표현이라던지 복잡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그가 생각하는 현대미술의 본질에 대하여 가볍게 적어두었다.

기억에 남는 뚜렷한 내용은 짚기 힘들지만, 대체로 적힌 내용들에 공감이 되었다. 특히 기존에 성립되어 있는 틀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롯이 본인의 시야와 나름의  해석을 담아서 미술을 바라보는 모습에 공감했다.

일련의 사건들과 이미지로 인해서 조영남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특히 예술인들의 성과품과 인물의 성향을 놓고 보면 두 객체를 조명할때는 서로 독립적으로 봐야겠구나 싶다. 게다가 원래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기에 책으로 펼 만큼 미술에 대해서 지식을 담고 있을까 은연중에 생각했는데, 실제로 책에는 굉장히 많은 지식이 담겨 있었다. 전문성이 충분히 느껴졌다.

현대미술이 담는 내용은 아름다움을 넘어서서 굉장히 다양해졌다. 특정 대상을 그려낸 작품이 아닌 작품 자체가 특정 대상이 되는 모습에서 작가들의 역할이 굉장히 커졌음을 느낀다. 또한 작가가 표현하려고 했던 주제와 관련 없이 감상자 입장에서 본인의 나름대로 작품의 요소에 의미를 담는 것도 현대미술이 가져온 큰 변화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에 닿다보니 지금 명화로 추앙받는 유명한 작품들이나, 경매에서 팔려나가는 작품들이 과연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지금만큼의 값어치를 과연 인정받을 수 있을까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주변의 명성에 기인한 값어치가 미래에는 본인 자신에게 작품이 갖는 의미,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부여하는 의미를 넘어서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게 되면 나와 반하는 입장이더라도, 나와 방식부터가 다르더라도 흥미롭다. 즐겁게 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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