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31
‘옳게, 또 떳떳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오직 그러한 사실만으로 능히 불행을 견디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입증하고 싶다.‘
베토벤의 전기에서 언젠가 마주했던 그의 어록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베토벤의 작품을 보면 구성에서 항상 결연하고 처연한 심정을 느낀다. 홍세화씨가 나를 짓는 과정을 언급할 때 이 구절이 떠올랐다. 이번 책에 담은 메시지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
자유의 범위에 홍세화씨는 1. 외부의 영향에 굴하지 않고 내가 정의하는 정의를 명확히 따르고, 2.나다운 고유의 것을 가꿔 나갈 의무를 지니며(짓다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 3. 나를 반성하고 회의할 줄 아는 정신을 갖추고, 4. 얻은 외부의 지식을 재생산하여 고유의 내것으로 사유해 내는 과정을 거칠 것, 5. 그리고 타인의 그것을 침해하지 않을 것 등의 요건을 담고 있다. 그의 의견을 보면서 그렇다면 나는 자유의 범위에 무엇을 담을지를 계속 장바구니에 물건 담았다 빼듯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내가 내린 자유에 대한 정의는 내가 원하는 걸 마음대로 누릴 권리보다는, 바른 자세를 지닌 상태에서 나 / 나의 능력을 인지하고 이것을 발전시키는 데에 집중해서 오롯이 모든 것이 내가 그리던 이상향 적인 삶에 들어설 수 있게끔 추구하는 것. 그리고 동시에 나의 범위를 차차 넓혀 개인적인 범주를 벗어나 내가 속한 가족, 사회단위까지 품어 내가 맡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추구하는 것이다.
그의 다른 저서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에는 인상깊은 구절이 있다.
‘Respectez, et faites respector’ (존중하시오, 그래서 존중받게끔 하시오)
이번 책에서는 크게 강조되지 않았지만 남이 갖는 자유도 나의 자유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않고 보장해주어야 나의 자유도 보장받는다는 내용인데 이 표현도 내가 생각하는 자유에 (종속적인 의무로서) 포함된다.
강세가 들어간 부분의 차이는 있었만 전 책과 이번 책은 차이가 크지 않았다. 다만 출판 시기가 20년의 간격을 두고 있기에 최근의 경향을 일부 포함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정의, 노동자 계층의 시대 발전상에서 더딘 발전이 그간 20년간 있어왔다는 이야기로 통할 수도 있겠다.
서당 훈장님의 개똥이야기 등을 다시 만나면서 10여년 전 추억을 다시 들춰보기도 했고, 잠시 깊은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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