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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소유의 종말 - 제레미 리프킨

20/08/02

 

공유 경제가 우세하는 시대이다. 공유 주방, 스터디 카페, 단기 렌트카 등 굳이 소유하지 않고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점유하는 형태의 공간적 소유가 아닌 시간적 소유가 광범위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만 보더라도 소유하게 되면 그 만족감 너머에는 주차공간, 유지보수 비용, 각종 세금, 감가 등 수많은 고민거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기에 나도 그렇고 주변의 많은 지인들 중 특히 서울에서 공유차량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차를 잘 사지 않는다. 
연인, 친구, 가족 간의 추억이 담긴 의미 있는 물건을 제외한 모든 것에 점차 퍼져나가고 있다.

리프킨이 훑은 대로 이미 2000년 당시부터서 많은 공유경제가 등장했나보다.
당시는 내가 경제활동을 하던 시대가 아니었고 기술의 발달 덕분에 최근에 더 사용이 편해지고 보편화되면서 이번에 생겨난 개념처럼 나는 느껴왔는데 연혁이 꽤 오래전으로 올라가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중 예전에 미국에서 들은 재미있는 제도로 Co-Ap 이라는 주거형태가 떠올랐다. 이미 전체 가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주식회사로 운영되고 거주인들은 각 호별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 주식을 소유하는 개념으로 운영된다고 했다. 새 거주 희망자가 주식을 구매하면 조합의 committee에서 면접을 보고 우리 공동체에 알맞은 사람인지 결정하여 수락 여부를 결정하기에 가치관이 비슷하거나 특정 기준을 갖춘 곳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했다. 마돈나가 맨하탄의 한 코압에서 퇴짜를 맞은 일화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저자는 종말하는 소유권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접속과 경험을 든다. 접속은 아마 connection을 번역하다보니 저렇게 된 것 같다. 경험을 위해 소유할 수 있게 해주는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 여부를 말하려고 하는 듯하다.

소유 자체보다는 소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경험이, 그리고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connection에 더 중점을 두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하는데, 다 읽고 나서 문득 드는 궁금증이 그렇다면 그 전 시대에서도 소유 자체보다는 그 소유를 통해 결과적으로 얻는 것들이 더 중요했을텐데 왜 이런 탈물질적인 개념은 최근 들어서 생겨난 것일까 였다. 
소유한 것을 공유하려는 세태가 없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왜 예전에는 물건을 공유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지 못했던 것일까. 사람들 간의 신뢰를 보장해줄 만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수요와 공급을 이어주는 가상 네트워크 및 이를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기기, 정보통신 기술의 부재이기도 할 것 같다. 거기에 더해 세금 및 소득 수단으로 각종 주차비나 유지보수, 서비스 비용이 예전과 달리 굉장히 오른 탓도 있을 것이다. 
사회가 좀 더 체계적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모든 절차, 그리고 네트워크에 접속해있는 이 자격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전체적으로 상승한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

거주에 대한 공유 개념은 예전부터 있어왔고, 최근에는 이것이 물건과, 경험에 이르렀다. 앞으로는 어떤 것에까지 이어질지 그려보게 된다.

소유하지만 실제로 소유하지 않는 세태에서 선택적으로 무엇을 소유하여야 할지 판단을 합리적으로 내릴 필요가 있다. 무엇이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리프킨은 저작권, 상상력, 창조력 등 물질적인 것을 도구로 삼아 존속하는 정신적인 것들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