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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 장 폴 사르트르

21/06/11

'실체는 본질에 앞선다' 라는 명제를 친구로부터 소개받았다. 한 번쯤 나름의 결론을 내려봄직한 명제이다.
친구는 이에 반대했다. 현상보다 본질에 더 비중을 두고 생활하며 실체 너머에 있는 본질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내게 추천해주었다.

실존주의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표명한 강연을 기록한 책으로 개괄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적혀있어 실존주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실체는 본질에 앞선다'

책에서는 이 명제에 대한 설명으로 '인간이 먼저 세계 속에 실존하고, 만나지며, 떠오른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 정의되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고 적고 있다. 추가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다음 정도로 추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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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인간 스스로가 구상하는 무엇이며 또한 인간 스스로가 원하는 무엇일 뿐입니다. 인간은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미 다 만들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인간은 창조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선재하는 본능 또한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 우리를 완성하기 위해 선택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에게 선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책임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큽니다.
(우리가 만들어지는데 전적으로 우리의 뜻에 결정되기 때문에)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 자신이 스스로를 창조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자유롭습니다.
왜냐하면 그 자신이 세계 속에 던져진 이상, 인간은 자신이 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기 열정이라는 변명 뒤로 도피하는 모든 사람, 결정론을 발명해내는 모든 사람은 곧 자기 자신을 기만하는 사람에 해당합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목표는 자유로운 자신을 원하는 일 말고는 다른게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자유가 타인들의 자유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 아울러 타인들의 자유 또한 우리의 자유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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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주도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뉘앙스가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
어떤 면에서는 경험론자들의 주장과 공통점을 느끼기도 했다. 거의 모든 주장에 공감되었다.
다만 본인과 타인의 자유가 상호의존한다고 적혀있었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또한 서두에 기독교적 실존주의도 존재한다고 소개되어있는데 (키르케코르가 이에 속한다고 한다.) 매운맛 솜사탕이라는 어색한 단어처럼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들렸다.
왜냐하면 실존주의 자체가 창조론 또는 운명론적인 관점을 거부하는 것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이어서 키르케코르의 책을 한 번 살펴보아야겠다.

다시 돌아와서 실체는 본질에 앞선다라는 명제에 대해 내가 선뜻 답을 내리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보았는데, 앞선다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다양하기 때문인 것이 주 원인인 듯하다.

순서상으로 앞선다고 하면 실체가 본질에 앞서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중요도로 앞선다라는 뜻에 대해서는 나는 아무래도 친구와 같이 본질에 더 비중을 둘 것이다.
아마 친구도 중요도로 인식하고 그렇게 말해주었던 것 같다.

어렴풋이 생각하던 바를 대신 결론내려준 책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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