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18
플라톤이라는 단어만 보고 집은 책.
+ 중고서점에서 1400원밖에 하지 않아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향연이라는 제목을 뜻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다 읽은 후 문득 궁금해서 찾아보니,
Symposion / Le Banquet / Supper 등으로 번역되는데, 향연의 뜻 자체도 ‘특별히 융숭하게 손님을 대접하는 잔치'로 소개되었다.
잔치에서 있었던 일☆ 쯤으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심포지움이라는 단어도 학술대회 이런거 아니라 맛있는 밥에 곁들이는 무거운 대화☆ 이런 정도인가보다)
몇몇의 사람들이 술을 진탕 마신 후 2차 자리에서 뜬금없이 에로스가 엄청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다뤄지지 않는다면서 각자 돌아가면서 에로스에 대해 찬미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먼저 다른 사람들이 에로스(신 자체)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히고 그 다음에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에로스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소크라테스 전의 사람들은 모두 신 에로스에 대한 찬미를 늘어놓길래 뭔소린고 갸우뚱했는데 다른 사람의 후기를 찾아보니 이 속에 사실 사랑에 대한 각자의 정의가 담겨있었나보다.
나는 그걸 놓쳤는지 쓸데없는 소리로만 기억한다. 다시 읽어봐야겠다.
소크라테스는 사랑을 정의하는 것부터 다음의 순서로 연설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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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관념은 내게 결핍된 특정한 대상을 욕구한다. 그러므로 결핍되었던 것을 소유하는 순간 유효하지 않다.
(음.. 공감하지 못했다.)
사랑은 아름다움과 선량한 것을 대상으로 한다. 추악함에서는 사랑을 느낄 수 없다.
행복은 선량함과 아름다움을(선량한, 아름다운 대상을) 소유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행복은 사랑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선량한 것을 소유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공통된 소망이다.
사랑이란 선한 것을 영원히 소유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영생할 수 없기 때문에 불사를 위해서 선하고 아름다운 자를 수태시키려는 애착을 느끼고,
그 결과로 태어난 자손을 소중하게 여긴다. (또다른 나를 통해 내가 영생할 수 있으므로)
정신적인 생식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시나 미술, 공예를 통해 육체보다 영혼 속에 수태와 생식을 한다.
육신의 생식보다는 정신적인 생식이 더 가치있다.
올바른 사랑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릴적부터 아름다운 대상을 자주 접하고 아름다움을 숭상해야 한다.
아름다운 육체를 사랑하게 하고 그 속에 아름다운 관념을 집어넣어야 한다.
다만 모든 육체의 아름다움이 동일하다는 것을 명심하여 어느 특정한 대상에 대하여 지나치게 정열을 쏟는 것은 보람 없는 일로 간주하여 배격해야 한다.
영혼의 아름다움을 육체의 아름다움보다 훨씬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래서 영혼이 아름다우면 육신이 아름답지 않아도 만족스럽게 생각하여 이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 다음으로 여러 지식을 얻으면서 지식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기의 역량을 성숙시켜야 한다.
이렇게 순서대로 아름다움을 좇다 보면 영원한 유일무이의 형태를 취하는 미 자체를 눈 앞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궁극적인 미는 독립된 자기 존재로 나타난다.
인생이 이 경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미 자체를 볼 수 있으며 이런 사람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갈 보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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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들에서 반복적으로 자유, 행복에 대한 정의를 접하는데, 비슷한 책을 계속 봐서인지 하나같이 정의가 같다. (자유 : 내가 삶을 통틀어 추구해야 하는 바를 알고 무던히 추구하는 것, 행복 : 자유롭게 삶을 영위하려는 상태에서 느끼는 감정)
이번 책에서는 이 두개의 요소에 사랑이라는 관념이 추가되었다.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관념중 하나에 관한 답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훈훈하다.
*철학공부를 깊게 하고 있는 친구가 말하기를 철학에서 다루는 신은 종교적 신과 차이가 있다고 했다.
사람이 도달할 수는 없지만 이상적으로 완벽한, 그래서 인류가 살면서 닿기를 무던히 추구해야 하는 상을 신이라는 단어로 철학에서는 다룬다고 했다.
이번 책에서도 다시 그 컨셉을 느낀게 사랑이라는 관념의 이상적인 모습을 에로스라는 신과 혼용해서 지칭하고 있었다. 그래서 서두를 헷갈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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