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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결혼과 도덕 - 버틀런트 러셀

19/09/28 

 

피천득씨의 인연이라는 수필에는 그가 그의 딸에게 보낸 편지가 등장한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과계열을 공부하는 동시에 철학에 관심이 많아진 그의 딸이 러셀과 화이트헤드의 책을 읽는다고 하자 반기며 그들 역시 수학자 출신의 철학자임을 설명해주면서 응원해준다. 여기에서 참고해서 러셀과 화이트헤드의 책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책 내용은 읽지도 않은 채 산 책 중 하나가 바로 이 결혼과 도덕이다. 집 앞 중고서적에서는 찾을 수 없어 인터넷 중고서점을 찾아보니 여러권 쉽게 구할 수 있어 좋았다. 심지어 당일배송되어 여행가는 동안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은 어렵지 않은 언어로 적혀있었다. 하지만 한 책에 너무 시간을 많이 쏟을 수 없는 나로서는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록 재독하기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전체적인 작가의 뉘앙스는 파악했고 중간중간 내게 도움이 될 만한 금쪽같은 코멘트도 많이 얻을 수 있어 아쉽지만 이대로 책을 마무리하려 한다.

 

 작가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하자면 1950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사람이다. 문학자가 아닌 사람중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이 세명인가 5명인가 밖에 되지 않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이 버틀런트 러셀이다. 재미있었던게 사실 1950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알았지만, 그의 저서를 주욱 살펴보니 내가 본 책들에는 모두 노벨상 수상작이라고 대단히 애매하게 적혀잇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어떤 특정한 책 덕분에 노벨상을 탔다는 기술은 따로 없는 듯했다. 다만 인류에 기여한 값어치를 평가받아 노벨상을 탓다고만 되어있다. 거기에 최소 70년의 간극이 존재할 것으로 믿었던 책의 내용에는 우리나라의 현 세태에 대상해도 어울릴 정도로 세대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작가가 죽은 지도 크게 오래되지 않았던 터에 책이 쓰인 시기에 대해서 혼란이 일기 시작했다 그래서 독서를 거의 다 한 시점에 확인차 검색을 해보니.. 1923년이다. 과연 서양과 동양은 얼만큼의 문명 차이가 있었던 것이며, 우리나라는 또 얼만큼 빠른 속도로 서양의 문명에 근접하였던 것일까. 현대의 급변한 상황을 보노라면 앞으로 더 어떤 격변이 이루어질지에 대해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 책의 주요 요지는 결혼관과 성관념, 가족관이 어떤 사회적 흐름에 기인해 변해왔는지를 다룬다. 원래 처음에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의도한 것은 책이 적힐때 당시까지의 세태를 기술했을테니 그 전까지의 기울기를 그 이후로 투영해서 아픙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지를 보는 것이었는데, 현재의 한국 사회에도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그럴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지금 들기 때문에 이건 하지 않으려 한다. 

 

 참고로 그가 한살 때 사망하여 직접적으로 교류한 일은 사실상 없지만 존 스튜어트 밀이 그의 대부로서 그의 저서에서 작가는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되어있다. 분석철학이라는 것을 창시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줄거리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내게 도움이 되는 대목과 내용만 짜깁기하는 식으로 후감을 남기고자 한다.

 

 문명화 사회의 전제로서 가부장 제도가 들어섰는지 여부를 든다. 가부장제도는 여성의 정절개념을 도입했다는 뜻이고 이것은 부성애의 감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떄 이 아이가 남자와 상관이 있었는지를 인식하는 것 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아내가 임신하고 출산하는 기간동안 동고동락하면서 태어난 아기에게 애정을 느끼는 경향이 있을 뿐 심지어 그 아이가 내 핏줄이든 아니던 그것의 차이는 수컷 입장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부계사회 이전에는 부성애의 개념이 없었다.)

 

 부성애는 권력욕, 죽음을 뛰어 넘으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왜냐하면 자신의 핏줄로 인식되는 자손을 인식하면 그의 업적은 곧 그의 업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부계 혈통에 대한 집착이 생기면서 정절을 요구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다시 정신적에서 물리적으로 확장되었다. 

 모계 사회에서는 정절의 인식이 없었다. 농경활동 등에서 남녀간 교류가 활발했지만 대부분의 문명국가에서는 부권이 역사시대 시작 전에 정점에 도달한 후 쇠퇴한다.

부권이 커지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종교의 영향력도 커지는데 이는 다시 자손이 번성하는데 도움이 되고 경제적으로의 번영을 이끈다. 다시 경제적 번영은 종교적 훈계를 더이상 유효하지 못하게 하고 이는 부권이 다시 감소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또한 종교가 번성하면서(특히 기독교) 현세의 관심이 후세의 관심으로 넘어가게 되고 이는 자손 번식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래서 현세에는 자손번식욕은 많이 사라지고 대신 권력욕이 이를 대신한다.

 

 부계혈통이 등장하면서 종교적 관심사는 온통 성에 관한(다산에 관한)게 된다. 

 

그리고 이는 금욕주의로 이어지고 다시 이는 성적 피로증의 만연으로 이어진다.

 

 동물의 경우 수컷은 구애를 하고 암컷에 이것을 받아들였을 때만(수컷의 노력 후에) 성교가 수립이 된다. 하지만 인간사회에서는 경제적 요인에 의해 이 단계가 사라지게 되었다. 남성의 경제생활에 의존하는 여성은 이때문에 성적 자유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성행위가 남용되고 이는 역시 성적 피로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종교별 결혼관에 대한 차이가 존재한다.

기독교는 결혼을 간통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었다. 여기에 자식에 대한 고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반해 가톨릭은 결혼을 간통을 방지하고 자손을 낳기 위한 목적으로 보았다. 그렇기에 임신을 바라지 않는 성관계는 죄악으로 여겨졌다. 이 경우 부부중 불임이 있는 경우 구원이 불가능하는 등 허점이 있다.

 

 낭만과사랑의 탄생. : 중세부터 발전했다. 사랑하는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시, 노래, 구혼 등의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성윤리의 과도기적 상황. 피임이 개발되고 여성이 해방되었다. 그리고 경제적 여성 능력이 높아지기도 했다. 여기에 과한 교육을 받은 전 세대가 자식에 대한 과한 믿음으로 경계와 계도를 게을리 하면서 성행위가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

 

 금단의 지식

 성에 대한 지식을 숨길게 아니다. 숨길수록 더 어둠으로 가라앉는다.

 배설과 성은 본질적으로 연관되어있으므로 배설 작용 혐오감이 성에 대한 혐오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농경 목축사회에서는 처자식이 경제적 자산이었다. (여성으로서의 측면은 부수적일 뿐 농경을 위한 노동력 측면이 컸다.) 이로 인해 문명수준이 낮은 사회는 간통이 대체로 용인되었다. 기독교 문화가 전파된 문화권에서만 이 관점이 변화했다. 간통은 범죄, 이혼은 범죄라는 개념이 이때부터 성립되었다고 작가는 본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25살 이후로 여성의 노화등을 고려할 때 기독교는 어느 면에서는 여성의 지위 개선에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결혼생활과 현대의 결혼생활을 비교해보면 만족도가 과거에 비해 현재가 현저히 낮다.

1.원인으로는 결혼 상대가 후보군 간 차이가 없다면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기대치가 낮으므로)

2.독신이 희소하고 다른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면 부부사이는 돈독하다.

3.굉장한 행복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행복한결혼생활이 될 수 있다.

4.사회적 관습(결혼 한 번 하면 함부로 취소가 불가능 하는 등) 이 확고하다면 결혼 성공 가능성이 크다.

현대 결혼은 상기 요건이 1도 갖추어지지 않기 때문에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문명 발전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다.

우선 잘못된 성교육이 있다. 농경사회에서는 가축 등 동물의 성행위를 통한 간접적 교육이 가능했다. 이는 무지와 지나친 결벽증에서의 해방을 의미한다. 반면 유복한 계층은 간접적 지식을 체득할 방도가 없다. 인간의 성적인 행동은 본능적인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결혼 후에도 여성 환심 사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는 앞서 말한 경제적 상황으로 인한 중요한 순서 하나가 삭제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동시에 여성은 육체적 냉담이 야기하는 결혼생활의 위태함을 이해하지 못한다.

 

결혼생활에는 자유가 중요하다. 

 

 고상한 도덕의 뒷면

정절을 위해서는 성매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성매매는 감소 추세에 있다. 여성이 종사할 수 있는 생계 수단이 늘어가고, 여성 자발적으로 혼 외 관계를 맺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성매매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1.사회의 건강성 2.여성들의 심리적손상 3. 남성심리 손상.

 

성매매와 결혼의 비교

 

결혼을 성매매와 동일시하면 구애과정이 망각되어 거칠어지고, 반대로 결혼을 성매매와 멀찌감치 떨어진 것으로 인식하여 지나치게 존중할 때에도 성적 쾌감경험이 없어지므로 관계를 해치게 된다. 성적인 자유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얻은 지식은 대부분 파편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각자 내게 여러 의미로 도움이 되는 듯하다. 구애 과정이 왜 없어지게 되었는가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왜 자손 번식에 대한 욕구가 사람들 사이에서는 없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확실히 이어가지 않는 대신 결혼생활에 있어서 엄격한 선 보다는 어느정도의 자유와 현실 인식이 중요하다고 반복적으로 대답한다.

우연히 알게 된 책이고 우연히 접한 지식이지만 내게 도움되는 많은 요소를 알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