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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기

강우방의 눈, 조형언어를 이야기하다 @ 인사아트센터

20/01/09

40여년 동안 마술사학자로 활동한 강우방씨가 그간 촬영했던 문화재 사진 7만여점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인사아트센터에서 관련 자료를 20일까지 전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없거나, 정돈되어버린 문화재들의 옛 모습을 간직한 오래된 사진을 가끔 만나면 생소함과 함께 흑백의 바랜 사진 속에서 아우라 같은 것도 느껴지길래 관심있게 보고는 하는데 비슷한 것들이 많길 바라고서 퇴근길에 들러보았습니다.

전시는 총 2개 층에 나뉘어 진행중입니다. 1층에서는 기증된 사진들이 영상 형태로 상영중이고, 2층에서는 강우방씨가 문화재에 새겨져 있는 문양 등의 조형에서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했던 스케치 등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1층 영상을 통해서 석굴암 불상과 벽면의 조각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은은한 조명과 함께 찍힌 사진을 통해서 표면이 느껴질 정도로 상세하고 따뜻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2층에서는 영기라고 표현하신 기운을 표현한 문양의 패턴에 대해 본인께서 갈래별로 색칠하고 비교하며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신 스케치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자가 섞여있고, 영기 등의 뜻이 모호해서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어 아쉬웠습니다. 일반인이 공감할 수 있게 결론 같은게 따로 정리되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마련할 수 없는 복잡한 요소가 있나봐요.

영기라는 표현에 대해 '우주의 충만한 기운으로서 보이진 않지만 고대부터 추상, 구상적 조형으로 형태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되어있긴 합니다. 서양의 문화재에서도 비슷한 형태와 패턴으로 이용되고 있는 모습을 전시 일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접하기 어려웠던 문화재의 세세한 사진, 후불화나 단청 등의 장식을 언어로 바라보고자 했던 관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된 사진은 이번에 기증된 사진 중 극히 일부일텐데, 나머지도 가까운 시일 내에 웹 등을 통해 공개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