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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프랑스 여행기_미슐랭 1스타 식당 방문


입맛이 까다롭지 않아서 특별한 약속이 아니면 비싼 식당을 좀체 가지 않는다. 맛집을 찾아가지도 않고 식당에 줄을 서는 것도 싫어한다. 그냥 먹고 싶은 것만 대략 정해서 자유롭게 새로운 곳을 가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프랑스에서 하게 될 식사 중 한 번은 미슐랭 식당에서 하고자 한 것은 음식을 담는 방식과 즐기는 방법이 궁금해서였지 음식 때문이 아니었다.
먹어보고 싶었던 것들은 이미 다른 식당에서 충분히 먹었었다. 이번 식당은 메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았다.

파리에는 미술랭 식당이 굉장히 많다. 가격도 점심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에서 일반적 저녁식사 가격이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일정을 고려해서 숙소 근처를 뒤져봤는데 마침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있었다.
식당의 이름은 L'archeste, 일본인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https://www.archeste.fr/en/


저녁으로 인당 150유로짜리 옵션을 선택했다. 들 중 한영은 35유로 추가로 주고 스테이크에 트러플을 얹었다.



Menu Degustation

2 Entrees - Plat de Poisson- Plat de Viande - Dessert

전식 2개, 본식_생선요리, 본식_고기요리, 디저트 이 순서로 나올 거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많은 식당이 저렇게 본식을 해산물 / 육류로 따로 구분해서 표기하고 있다.

먼저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온지라 다소 늦은 시간으로 예약을 했더니 다른 손님은 없었다. 일본인 단체 손님들이 식사를 거의 마쳐가고 있었다.

정중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자신을 낮추지 않는 당찬 모습으로 직원들이 우리를 안내했다.

먼저 호박 퓨레가 나왔다. 달걀 모양의 주름진 표면의 잔에 나왔는데 양과 담음새가 잘 어울렸다.
입맛을 돋구기에 참 좋은 맛이었다.
양이 딱 한~두 입 정도였지만 풍미가 굉장히 진해서 그 정도 양이 딱 적당하다 싶었다.

파인 다이닝 하면 괜히 비싸기만 한 곳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곳에서 전식만을 맛보고 나서 느낀 것은 (그리고 다음으로 나오는 모든 음식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느꼈다.) 농축된 다양한 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으로 미루건대 보이지 않는 굉장히 혹독한 쫄이는 과정이 많이 숨어있겟다는 것이었다.
소스, 퓨레 모두 굉장히 농축되어 있었다. 마낭 끓이면 분명 그대로 타버릴 것이다. 그렇지 않도록 다양한 요소 각각 고유한 향과 맛을 유지하는 동시에 농도만 그대로 올리는 농축의 과정은 손이 무조건 많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만족스러운 연주처럼 짜임새가 치밀하고 정교하다고 느꼈다.

그 다음으로 튀각 같은 것들이 나왔다. 맛이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파마산 치즈가루가 잔똑 쌓여 있어서 되게 짭쪼름 하면서 고소했던 것 같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책상에 와르르 가루가 쏟아져서 눈치를 봤던 기억뿐.
나머지 하나는 김 튀각 같은 것이었는데 이것 역시 특색은 딱히 없었나보다. 기억에 안 남아있다.

그 다음으로는 참치 샐러드가 나왔다. 베르가못 어쩌고 라고 말하길래 여태 저 않게 채씬 과일이 베르가못인줄 일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작고 푸른 귤이 베르가못이었다. 향이 좋았다.

다음으로 본식이 나왔다.
먼저 파란 접시에 관자와 다진 조개살을 이용해  만든 떡같비스러운계 나왔다.
유타 비치예서 잡은 조개로 만들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조개살을 다져서 튀긴건 겉은 바삭하고 짭짤했고 반대로 속은 덜 익은 것처럼 축축하고 죽 갈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접시색은 바다를 상징하는 듯하다.

다음으로 생선 요리가 나왔다. 아까 먹은 퓨레가 밀에 깔려있었고 생선은 씨 배스였다. 촉촉했다.

본식 고기요리는 소고기었는데 부위가 기억나지 않는다. 소스가 50년 정도 속성된 식초를 기반으로 했다고 했는데 진한 새콤한 향이 고기와 잘 어울렸다. 맛과 향만 농축되었을 뿐 우리나라 장류 기반의 졸임에서 느끼는 진한 단짠은 없었다. 이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날 뿐 만 아니라 다른 여러날 갔던 곳에서도 공통으로 느꼈는데 프랑스는 대체로 잔향과 뒷맛을 즐기는 것이 주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봄나물 등의 향긋한 나물을 좋아한다. 인도 카레에서 동시에 나는 향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프랑스 음식의 특징은 나의 취향과 잘 맞았다. 반면 함께 간 아내는 나중에 고백하기를 여행 내내 식사때문에 고생을 한참 했다고 했다. (냄새에 민감한 편이다.)

여기서부터 배가 되게 부르기 시작했다. 양이 적어서 배가 절대 차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던 지라 당황스러웠다.
그 뒤로 스타후르츠로 만든 과일 셔벗 / 밤 소스로 만든 단 디저트 / 치즈케익이 나왔다.

이번에 프랑스에서 하나 더 알게 된 사실이 느끼함에 기반한 포만감은 과일 디저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셔벗을 먹으니 과식으로 인해 체한 듯한 느낌이 나던게 말끔하게 없어졌다.

두 번째 디저트로 방 크림 디저트가 나왔다. 한국인 시각으로는 영락없이 배 고명이 올라간 비빔국수였다. 포크로 면발을 뜨려고 시도한 순간 면이 스르르 흩어졌다.
이어서 나온 치즈케익도 맛이 종았다. 이평게까지 2시간을 먹었고 그 다음으로 더 안나오겠지 하는데 식고문이 이어졌다.
속예 초코역체가 가득한 거랑 까놀레 그리고 커피가 나왔다. 남기지 않으려고 울면서 먹었다.
물론 맛은 좋았다.

예약 시간이 20:30였는데 손님이 우리뿐인 데다가 중간에 웨이트리스 한 명은 퇴근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눈치가 보여 시간을 달려서 최대한 서둘러 먹고 나온게 22:30이었다.

우리의 접시 상황을 보면서 다음 음식을 알아서 맞춰 가져다 주어서 좋았다.
웨이터가 구변이 참 좋아보였다. 정중했고 당당했다. 설명도 능숙했고 보통 우리나라에서 느끼는 너무 부담스러운 응대 없이 동등한 입장에서 교류하는 것도 인상깊었다.

후기를 보면 프량스 음식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맛없다는 평음 많이 듣는 듯하다. 익숙치 않은 맛과 조합 등 이질적인 점으로 인해 박한 평을 받는 듯하다. 하지만 담는 모잉새와 질은 향, 촉촉함, 구성 간의 조화가 여행하는 내내 눈에 담겼다.

원래는 밥을 빨리빨리 먹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하나하나 분석하듯 플어보먼서 먹어보니 또 이럼 방법도 있구나 싶은 생각도 함께 들었다.

https://fquide.michclin.com/kr/ko/best-of/michelin-slarred-reslauranis-panis-under-45-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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