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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제주도 당일치기 일주라이딩

21/07/29

짐 부담 없이 가볍게 다니기 좋기에 여름철에는 꼭 한 번씩 장거리를 타고 있다.
작년까지 무박 부산, 속초 - 용문, 동해안 위쪽 구간 등을 탔었다.

올해는 원래 7월즈음 동해안 부산 - 삼척 구간을 탈 예정이었는데 아쉽게 계획한 일정마다 기상상황이 도와주지 않는 바람에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래서 허전하던 차에 연차 중 하루가 비게 되어 어딜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언젠가 유튜브에서 당일치기로 제주를 일주하는 영상을 본 기억이 났다.
200km조금 넘는 코스길래 가볍게 한 번 해보자 생각하고 거의 무계획으로 전날 비행기 예매하고 무작정 다녀오게 되었다.

이번 후기를 통해 나중에 다른 중장거리 갈 때 참고용으로도 사용하고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1. 경로 선택
제주 환상 자전거길의 총 연장은 220km정도 / 해안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테두리를 따라 제주를 일주하는 1132번 국도의 총 연장은 180km 정도이다.
자전거길을 최대한 이용하되, 볼거리가 비교적 적은 곳이나, 후반부 시간이 촉박한 경우 1132번 도로를 타기로 했다.
조만간 다시 방문할 일이 있기에 오로지 라이딩할 생각만 하고 다른 일정은 일절 고려하지 않았다.
덕분에 짐을 거의 다 덜어냈다. 페니어나 등가방도 고려하지 않았고 비상공구도 다 뒷주머니에 넣었다.
물통도 하나만 들고 주기적으로 편의점에 들러서 보충하기로 했다. 심지어 비행기 탈때도 져지와 빕 입은 그대로였다.
정말 고속버스타고 옆동네 가는 느낌이었다.




2. 소요시간 예상
다른 분들의 후기를 확인해보니 보통 단체라이딩시 순수 이동시간이 보통 8시간 정도였다.
그래서 나도 쉬는시간 2시간정도까지 총 10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일정을 잡았다.
첫 비행기는 6시정도부터 있지만, 공항에서 자전거 포장을 해야 했기에 포장해주는 곳 여는 시간(6시), 포장시간, 검색대 대기 시간 등을 고려해서 07:20 비행기로 들어가 9시 즈음 도착, 짐 맡기고 정비 후 볼일 본 뒤 10시즈음 출발 - 20시에 라이딩 마치고 21:20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계획했다.


3. 자전거 위탁수하물로 맡기는 방법
김포공항 수화물보관소에는 자전거를 포장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1층 1번 Gate쪽) 포장 비용은 4만원, 운영 시간은 홈페이지에 따르면 06:00 ~ 21:00이라고 소개되어있다.
내가 간 날은 아주머니께서 05:30분부터 계셨다.
포장하는데에는 1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몰라 보수적으로 가늠해서 07:20 비행기로 예매했는데 7시 비행기나 좀 더 이른 비행기도 탑승 가능할 것 같다.
그 외에 직접 집에서부터 박스 포장을 해오는 방법도 있다고 하고, 제주항공의 경우 일정 금액을 받고 캐링백 자체를 빌려주기도 한다.

*핸드툴 같은 공구는 기내수하물 반입이 불가하다. 자전거 상자에 같이 넣어야 한다.
*아시아나 항공 기준 160Wh 를 초과하는 리튬배터리 등이 장착된 전자제품은 위탁수하물 반입이 불가하다.
스캔하다가 무조건 걸린다고 하니 가민, 액션캠, 전조등 등은 빼서 들고 타야 한다.
따로 종이가방 등을 하나 가져가는 것을 추천.

*아씨오마 파워미터는 뗄 수가 없어서 그대로 보냈는데 별 문제 없이 검색대를 통과했다.
*참고 링크

김포공항 시설 안내 : https://www.airport.co.kr/gimpo/index.do
아시아나 항공 수하물 규정 : https://m.flyasiana.com/C/KR/KO/contents/restricted-transport-items



4. 가져간 준비물과 실제 사용 유무


*당일치기 기준 준비물 리스트니 참고 요망.



5. 제주공항 도착 후 자전거 박스 보관
당일치기였기때문에 제주공항 1층 5번 게이트쪽(맨 우측 모서리)에 위치한 수하물 보관소에 자전거 박스를 맡겼다.
보관비용은 하루에 12000원, 운영시간은 06:00 ~ 21:30.
만약 당일치기가 아니라면 맡기는 날짜대로 비용이 늘어나므로 외부에 맡겨야 한다.
외부 업체들은 건당으로 요금을 받으므로 며칠을 보관해도 금액이 같다.
아마 15000원정도 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박스앤 자전거라는 곳 추천받음)



6. 구간별 소개

용담포구에서 출발해서 반시계방향으로 돌았다.

제주시 - 차귀도 근방 : 경치도 좋고 자전거 길도 해안가따라 잘 되어 있어서 즐거웠다.
무엇보다 힘이 남아돌아서 편히 달렸다.
이제까지 라이딩을 돌이켜보면 힘 남을때 아껴봐야 똥밖에 되지 않더라.
여력 있을때 최대한 활용해서 최대한 거리를 미리 뽑아 두어야 한다.

차귀도 - 송악산 : 굉장한 역풍을 만났다. 덕분에 설설 기어서 울면서 가야 했다.

송악산 - 서귀포항 : 이젠 옛 친구같은 산방산이랑 인사만 하고 땡볕과 함께 1132도로로 힘겹게 이동.
시작 후 딱 4시간만에 100km 찍고 14시 정각 서귀포항 도착.
눈에 띄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염분 위주로 식사했다. 창 밖으로 넘실대는 바다 보면서 맛있게 먹고 다시 출발.
주행시간 8시간 고려했으니 딱 반 온 셈이었다.
일정보다 조금 당겨서 도착하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약간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서귀포항 - 성산 : 서귀포 - 표선까지는 경치가 좋았다. 환상 자전거길 루트를 이용했다.
표선부터 성산까지는 마음이 조급해져서 1132도로를 이용했다.

성산 - 김녕 : 시간이 촉박했지만 이 구간은 5월에 왔을때 수국길도 멋졌고, 추억이 많은 동네라
오랜만에 들르고 싶어서 환상자전거길 구간을 이용했다. 바다와 길이 굉장히 가까워서 즐거웠다.
차들이 많았지만 속도가 내가 이동하는 속도처럼 느려서 스트레스 받지 않았다.

김녕 - 제주 : 문득 옷을 보니 땀 마른 자국이 너무 흉해서 비행기 타기 전에 옷을 꼭 정리하고 타고 싶어졌다.
그러려면 19:40정도에는 도착해야 할 것 같았다. (20시에 수하물 보관소에서 박스 찾고, 10분 포장하고, 10분 수속하고 20:30에는 들어가서 21시에 비행기 타려고 했음.) 그래서 해안가보다 5키로 정도 단축되는 1132도로를 이용했다.
원래는 시작점인 용담포구로 가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고 미리 봐둔 화장실에서 땀을 닦아낸 후
공항으로 갈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바로 공항으로 직행.
19:45분에 공항 도착해서 공항 야외 화장실에서 대충 닦아내고 수하물 보관소에 20:00 도착했다.



7. 실제 타임 테이블



8. 간단한 후감 & Lesson Learned


*차후 참고할 수 있는 평지 기준 주행 데이터 얻을 수 있었다. 다음에 다녀올 라이딩은 좀 더 실질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공항 수하물보관센터에서 포장하고자 하는 경우 서두른다면 7시나 좀 더 빠른 비행기를 탈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8시 반쯤부터 라이딩 시작이 가능하다.

*1132도로가 짧지만 신호도 많고 땡볕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오히려 환상자전거길을 이용해서 이동했을 때 시간이 대부분 덜 걸렸다.

*환상자전거길은 차들도 천천히 달린다. 그래서 여유로운 차를 뒤에 두고 이동하면 심리적 압박을 거꾸로 이용해서 속도를 높여서 지날 수 있다. (약간 남산 올라갈 때 저 멀리 다룬사람 꽁무니가 어른어른거려서 쫓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PR 찍는 효과와 비슷하다.)
성산 - 김녕 29km구간을 뒤에 어떤 아반떼한테 쫓기는 모양새로 왔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구간 평속은 35km/h 였다.


요즘 계속 남산만 남산만 다녔던지라 기분전환이 필요했는데 거리도 일정도 딱 적당했다. 나중에도 이따금씩 비행기삯 저렴한 평일 이용해서 다녀올 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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