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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전라남도 탐방기

[2019 전라남도 탐방기]


 개인연차가 남기에 이따금씩 야금야금 전라남도를 돌았는데 추천해드릴 만한 장소 공유 차원에서 후감을 남깁니다.

가본 곳 중 일부는 나의문화유산 답사기에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1. 전남 장흥 보림사


 전남 장흥군 유치면에 위치한 사찰로 통일 신라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다만 한국전쟁 이후 빨치산이 퇴각하면서 불을 지른 까닭에.. 석탑과 부도, 철불, 사천왕상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실되었습니다.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된 내용을 보고 직접 보고픈 생각에 연휴때 잠시 들렀습니다. 장흥댐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데 길 경치가 굉장히 아름다워서 드라이브하기도 참 좋은 곳입니다.

 보림사에는 통일신라때 조성된 철제 불상이 있는데  어깨부분에 조성시기가 기록되어 있어 정확한 제작시기를 알 수 있습니다. 자료상으로는 높이가 2.7미터로 나와 있어 작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높이 설치된 탓인지 굉장히 웅장한 느낌입니다. 
 법당이 제법 넓은데도 그 공간을 가득 채운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지방 유지가 발원하여 조성했다고 보통 소개되는데, 주지 스님 말씀에 따르면 세가 커질 것을 우려하여 장보고를 암살한 후 지지세력의 반감을 가라앉히기 위해 신라 조정에서 이 불상을 건립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합니다. 마침 대고려전에서 철불의 희소성에 대해 알게 된 터라 고향 가까운 곳에 이런 소중한 보물이 있다는 사실이 참 반가웠습니다.
 개금불사(불상에 금박을 입히는 것: 불교 경전에 불상은 번쩍번쩍 빛을 반사해야 한다는 mandatory 조항이 있어서 거의 보통 한다고 합니다.) 를 최근 벗겨낸 듯합니다. 그래서 원형은 볼 수 있지만 녹이 서서히 심해지고 있어요. 불상 보호를 해야 하니 개금불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과, 원형대로 보존이 필요하니 이대로 두자는 의견이 계속 대립중인가봅니다.
 859년 조성된 불상을 1160년이 지난 지금 바로 앞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고개 숙이고 기원했을 모습이 상상되기도, 또 그걸 이제까지 봐온 불상이 신비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장보고가 활동하던 시절과 이어지는 듯한 느낌에 묘한 기분도 들기도 하고, 그 시절의 기술로 표현한 옅은 비단옷의 결과 콧날, 진중한 눈매에서 종교를 떠나서 신라와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불상 이외에도 부도가 눈에 띕니다. 우리나라에서 부도를 조성하기 시작한 극 초반에 조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초기 부도이므로 참고할 타 작품이 드물기에 각 부재별로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며 채워 넣은 흔적이 보이는 것 같아 한참 보고 나왔습니다. 
 역시 천년이 넘은 것으로 추측하는데 노지에 서있었음에도 세밀하게 조각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게 굉장히 인상깊습니다.
 

2. 전남 화순 고인돌유적
 
 굳이 찾지 않더라도 집 주변 산이나 밭에 고인돌이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전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분포한다고 하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지도를 보았는데 근처에 고인돌 유적이 눈에 띄더군요.
 널린게 고인돌인데 유적으로 지정할 정도면 어떠할지 궁금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이브겸 다녀왔는데 이제까지 본 고인돌 갯수보다 거의 딱 세배는 더 보고 온 것 같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고인돌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주요 군집지인 강화 / 화순 / 고창 세 지역만 해당된다고 하더라구요. 이 곳도 군집지 중 하나에 포함되는 곳이었습니다.
 분포지가 굉장히 넓어서 차에서 내리지 않고 길 따라 지나면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산비탈에 거의 천개에 육박하는 고인돌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습니다.  울창한 숲에 가린 탓에 95년도에서야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광법위하게 퍼져있어서 그제서야 발견되었다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잔디로 잘 가꾸어 놓았고 바위 재질이 특별한지 하나같이 검은 색을 띄고 있어 굉장히 대비되어 눈에 잘 띕니다.
 고인돌 여부를 확인할 때 가장 먼저 보는게 주변에 채석장이 있는지 여부라고 합니다. 화순 유적지는 산비탈 꼭대기에 채석장이 위치해 있으며, 가장 큰 고인돌은 산 정상부에 해당 돌을 떼어낸 위치까지 남아있었습니다.
 각종 체험장도 있고, 관리도 잘 되어있어 들러봄 직 합니다.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고인돌 하나씩 잡고 그 위에 누워서 낮잠을 즐기던 인근주민 가족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ㅎㅎㅎ
 

3. 전남 장흥군 삼산리 후박나무
 
 고인돌유적을 보던날 함께 들렀던 나무인데, 고규홍이라는 분이 쓴 전국의 고목에 대해 쓴 책에서 보고 찾아가보았습니다. 
 후박나무가 이정도로 자라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기에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1580년 경 이 지역에 경주이씨가 이주하면서 심은 나무라는 데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무려 임진왜란을 겪은 나무이기 때문이지요. 유물로는 당대를 거친 것들을 어렵지 않게 만났지만, 해당 시기를 겪은 생물체라고 하니 나때는 말야 일본애들이 총쏘고 그랬어~ 이야기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당대와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마침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전 13척의 배를 수리했다는 회령포가 바로 앞에 있거든요. 😊 
 문화재청에 등록된 국내 천년 이상 고목이 8그루라고 합니다. 내년에는 날이 풀리면 이녀석들을 둘러보려고 합니다. 마침 가장 가까운게 신림동에 하나, 경기도 양평 용문사에 하나 있다고 해요:)

 
4 전남 보성 천봉산 대원사 벚나무길
 
 전남 보성에 있는 대원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백제때 창건된 천년고찰이지만, 여순사건때 소실되어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었습니다. 어렸을 적 갔을때는 절 입구에 큰 나무가 서있었고 임진란때 일본군이 쏜 총탄이 박혀있기도 했다고 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나무가 쓰러져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주암댐에서 골짜기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절 입구가 나오는데, 그 길이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등재되어있습니다. 제가 갔을때는 늦여름이라서 없었지만 벚꽃 개화기때 가면 엄청 멋지다고 합니다.
 


 고향이 여수여서 서울 친구들이 가끔 놀러갈 때마다 근처에 함께 들러볼 것을 추천해달라고 많이 물어보는데요, 여수 오동도도 좋고, 엑스포 광장도 좋고 순천만도 좋지만 만약에 이동에 제한이 좀 덜하다면 위 같은 곳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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