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

메논 - 플라톤

21/03/28

메스컴을 통해 강력범죄를 굉장히 많이 접한다. 그럴 때마다 과연 인류 모두가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절대적 도덕관이 과연 존재하는지 / 존재한다면 이건 각자가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지 아니면 외부에서 주입을 받아야 하는데 다만 이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준비까지 되어있는지, 도덕관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본다.

언젠가 한 친구이게 인류에게 보편적 절대적 도덕관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물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소개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 받았다. 사색을 이따금 적는데 가상인물의 대화체로 적어보니 이것도 효과적인듯 하다고 말했더니 예전의 질문과 이 기법을 묶어서 이 책을 떠올렸나보다.

메노라는 인물과 플라톤이 나눈 대화록으로, Virtue (한글로는 덕 정도로 번역되는 듯하다. 나는 절대선, 이상적 인간관, 도덕관 정도로 받아들였다.)가 무엇인지, 외부에서 주입이 필요한 건지 아니면 이미 우리는 이걸 알고 있는건지에 대해 플라톤이 메노에게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책에 나온 결론
(메노가 플라톤을 떠보는 등 밀당하는 내용 덕분에 서두가 길지만 결론은 간단명료하다.)

---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virtue가 존재하는가 : yes

virtue는 모든 개인에게 내재된 요소인가, 아니면 외부적인 도움을 받아서 습득해야 하는 것인가 : 내재된 요소이다. 다만 우리는 이게 우리에게 내재되어있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끊임없는 자기 고찰을 통해서 스스로 내부에서 발견해내야 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학습해야 하는거라면, 선생이 존재하고, 배움을 받은 이도 존재해야 하는데 그런 사례가 없다.

---


원하는 상세한 답변을 받은 건 아니지만, 답을 찾는 방향에 대해 도움받는 기회가 되었다.
금강경에서 미혹할 수 있을 상세한 방법을 기대했지만 얻지 못한 대신 방법을 꼭 찾아내어야 한다는 당부의 말만 접한 적이 있다.
독서 직후에는 굉장히 실망했다가 나중에 생각해보니 설령 그 방안이 적혀있더라도 이는 내가 주체적으로 깨우친 게 아니기 때문에 무효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독서를 통해 얻는 내용도 이와 같은게 아닌가 한다. 방향은 공통적으로 논할 수 있지만, 이것에 대한 상세한 실천 방안은 개체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살아온 방식, 조건, 환경, 기호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

meno.pdf
0.17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