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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21/02/01

유사 이래로 한 체계가 변화 없이 존속했던 기간이 있었을까. 아마 존재했더라도 특별한 제한 조건이 있었다거나, 굉장히 짧은 시간만 유지되었을 것이다. 역사적 사료들은 일관적으로 인류사회가 항상 발전하는 쪽으로 흘러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리고 시점별 변화의 폭은 최근의 기술 발전에 의해 점차 가속이 붙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 얻는 기울기 값으로는 미래를 예측하는게 더 이상 불가능할 정도로 오늘날의 사회상은 어제와 또 다르게 격변하고 있다.
경제분야에 있어서는 더군다나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인 탓인지 위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느껴진다.
특히 최근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화폐가치가 위협받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절대적 기준의 가치라고 추상적으로 느껴왔던 화폐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차였다.
관심을 두고 있는 주요 분야 중 하나인 만큼, 이번 책은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깊이 빠져서 모든 내용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제 3의 물결 또는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지식 기반의 경제 체제가 기존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사회가 펼쳐질지를 다양한 주제를 통해 짚어주고 있다.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개념이 소개되었는데, 그 중 프로슈머라는 개념과, 무형자산(지식)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프로슈머 : 개인 또는 집단들이 스스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행위

서비스업 중에서도 본인에게 행하는 서비스이기에 정확한 가치 집계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지수로 조명되고 있지 않지만 하지만 경제체계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급자족이 일상인 가난한 나라의 수백만 빈농들은 화폐 경제로 들어서고 있는데, 오히려 부유한 나라의 수백만 부자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선진국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최근 트렌드도 좋은 물건,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을 즐기던 것을 넘어서서 나만의 것을 위해 기존 공산품이나 대량 생산 상품 대신 직접 나만의 것을 만들거나 또는 그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취미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책에서는 화폐경제와 비화폐경제(프로슈밍 경제)가 합쳐질 때 새로운 부 창출 시스템이 형성되며 돈과 관련 없이 이루어지는 행위이지만 앞으로 경제에 점차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화폐경제에서 비화폐경제로 넘어간 사례로 든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 택배 송장 확인 업무담당자가 없어지고 내가 스스로 송장번호 입력해서 위치를 추적하는 트렌드를 직장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프로슈머로의 변환이라는 관점으로(소비자가 직접 행동하는)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한 접근으로 느껴졌다.

2)무형자산(지식을 의미)

가치관이나, 지식, 사상, 특허 등 형태를 띄지 않는 것들 것들로 부의 비중이 넘어가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한다. 특히 책에서 짚어내는 것처럼 서비스하는 것, 생각하는 것, 아는 것, 경험 등이 직접적 부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나에게 대입하여 내가 지니는 것들 중 이렇게 부로 변환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지도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를 실례로 확인한 적이 미국 여행에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중간에 시간을 내서 펜실베니아의 한 키위 농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분들 역시 물론 주 수입원은 농작물의 판매였지만, 자신들이 실험실이라고 부르는 별도의 텃밭에서 새로운 종자끼리 개량을 여러가지 한 뒤 괜찮은 품종이 나오면 이 종자의 특허를 등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열리는 키위 박람회에 참가하여 본인이 특허를 가진 품종을 누군가가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경우 특허권을 행사하기도 했고, 개량한 품종을 판매하기도 했다. 무형의 지식을 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의 새로운 방식을 목격한 경험이었다.


반대로 시뇨리지 (화폐주조차익)와 같은 개념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느낌도 받았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이사회라는 기관(화폐의 발행을 담당) / 중앙정부에서 국채 발행 등을 통해 화폐를 조달하는 등 발행과 유통을 구분하여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화폐 가치와 주조해내는데 발생하는 비용을 비교하여 지수로 표현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찾아볼 필요가 있다.

우즈벡에서 생활한 기간 때문에 더 극단적으로 물질주의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남에게서 빌려온 최신형 핸드폰이나, 회사 차량을 담당하는 드라이버가 자신의 가치관을 실제로 자기가 소유 하지도 않은 물건에 대입하는 모습에서 우스꽝스러운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내게도 대입해보게 되었는데, 나를 정의하는 요소는 나만의 고유한 것이어야 하는데, 내가 지닌 물질 중에서 과연 그럴 만한 게 있을까 생각해보니 우선 없었고(내가 산 것일 뿐 내가 창조에 관여한, 유의미한 유형의 물건이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그렇다면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나 다움을 대변할 수 있는, 가장 가치로운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로 생각이 이어졌고, 아무것도 없음에 좌절하다가 문득 무형의 물질도 나의 것으로 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것 저것 나의 사상, 나의 습관, 나의 족적 등의 가치를 생각하기에 이른 적이 있다.
Intangible value-focused의 기조를 가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나의 방향을 굳게 다질 수 있게 되었다. 내 편을 들어주는 힘 센 사람을 만난 느낌이다.

내 손 안에 13년동안 있을 동안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지금 에서야 관심을 두고 집어서 펼쳐볼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드디어 이 무형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 시기를 내가 만난 덕이 아닐까 한다.

이미 의식하고 있었지만 크게 조명해보지 못했던 개념도, 아예 접근해볼 생각도 못했던 개념도 얻을 수 있었다. 단순히 유익한 지식을 접했다는 뿌듯함을 넘어서서 나만의 무형 지식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이어지니 마음이 조급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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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정의 :
욕망이란 절대적인 필요에서 일시적인 욕구까지 모든 경우를 의미할 수 있다. 어떤 경우이건 부란 갈망을 만족시키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지식에 대하여 :
제 3물결의 시스템은 서비스하는 것, 생각하는 것, 아는 것, 경험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지식의 이점
비경쟁적이다.(여러번 사용해도 줄지 않고, 여러명이 똑같은 지식을 사용할 수 있다.) / 형태가 없다. / 직선적이지 않다.(작은 통찰력이 거대한 산술을 낳을 수 있다.) / 관계적이다. / 다른 지식과 어우러진다. / 이동이 편리하다. / 상징이나 추상적인 개념으로 압축할 수 있다. / 명시적일 수도, 암시적일 수도 있다. / 밀봉하기 어렵다. 퍼져 나간다.

데카탕스 이후 : 과거와 비교하여 훨씬 물질적으로 풍족한데 행복하지 않은가
해답은 무형(intangible) 이라는 말과 반대되는 개념인 물질적(material) 이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 화폐경제와 비화폐 경제가 육체노동과 금속 기반에서 지식 기반의 부 창출과 그에 따른 무형화로 옮아감에 따라 또다른 역사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가치관의 부활이 주요한 관심사로 등장한다.

공급이 유한하다는 전제야 말로 자본주의 경제학의 근간이지만, 무형자산의 증식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그렇기에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의사 화폐의 등장 - 물물거래의 성장 - 무형성의 증가 - 점점 더 복잡해지는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확산 - 급격한 기술 발전 = 고삐 풀린 투기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세계 - 세계 정세 속에서 급변하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의 고려

결론 : 산업시대의 화폐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 그 역할이 크게 축소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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