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3
MBTI 검사를 오랜만에 받아보니 INFJ 타입으로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INFJ의 대표적 인물을 찾아보던 중 히틀러가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마침 올해 희망 독서 목록에 나의 투쟁이 있던 차에 읽어보기로 마음먹고 독서해보았다.
그의 악행과 화가를 지망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 뿐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그래서 다음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자고 다짐해두고 독서를 시작했다.
- 그가 여러 인종 중에서 특히 유태인을 유독 경멸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동시에 axis로서 일본국을 받아들인 그 이중성은 어떻게 봐야 할까
- 어떠한 어트랙션을 통해 독일제국의 총통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걸까
- 투쟁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어떤 뜻으로 사용한 걸까
자서전이라기보다는, 그가 구술하는 바를 전기 작가를 통해 정리해둔 전기였다. 또한 작성된 시점이 1925년대로 그의 영향력을 막강하게 행사했던 시기에서는 다소 앞선 시기라 그의 인생 전반에 거치는 총체적 철학을 훑는데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든다.
집권 이후 나의 투쟁2를 준비했는데 출판까지 이어지진 않았다고 한다.
나치의 일관된 집권 철학을 위해 지침서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내겐 그냥 수상록마냥 장황하고 일관되지 않은 그의 단상을 모아둔 자료로밖에 읽히지 않았다.
부분부분을 통해 그의 사상을 어느정도 알 수는 있었지만, 무언가 중간을 꿰뚫는 중심축이 없이 알갱이들을 모아둔 다 으깨진 뿌셔뿌셔같은 느낌이다. 너무 장황했다.
순혈주의자에 민족주의자였지만, 순혈주의를 신봉하는 마땅한 근거가 없다.
아마 어렸을 적 부모를 모두 잃고 힘든 나날을 겪고, 선망하던 미술분야의 진학을 시도할 때에도 교수의 혹평을 들어야 했던 상황에서 뭉친 분노들이 당대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축적한 외국계 특히 유대계에게 쏠리고 응집되어 비뚤어지게 된 것 같다.
특별한 주 요지 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수상록의 형태로 적어둔 탓에 요약을 할 만한 주 내용은 없고, 그의 사상이 드러나는 몇 가지 내용들만 기억에 남아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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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은 순혈에 비해 열등하다. 북아메리카 원주민이 외지인에게 밀려 수세에 몰리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문명의 차이일뿐인데 타당한 인과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투쟁이라는 것의 의미로는 발전을 위한 나의 행동, 노력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리아인은 아리아인이기 때문에 우수하며 일본 등 일부 위세를 떨치고 있는 열강은 겉으로라도 아리아인을 따라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며,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리아인이 아니기 때문에 독일을 능가할 수 없다.
(2차대전 중에 이 책을 읽었던 axis, 특히 일본 지도부는 이 구절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화를 형성하고 개조하는 능력의 원천은 지적 재능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유대인에게 지능이 높다고 평가하는 것은 그 민족의 본질적인 속성이 아닌 사실 실물교수의 산물이다. 남의 걸 보고 억지로 주입한 결과이지 본질적으로 우수한 민족은 아니다.
능력은 원칙적으로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것임이 분명하다
(재능이라는 것은 본질적인,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이지 후천적으로 학습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국가를 형성하는 민족은 태어날지 모르나, 문화를 만드는 민족은 없어질 것이 분명하다
(물리적 dna가 없이 관념만으로 이루어진 민족은 사멸한다.라고 주장하는데 나는 이말에는 특히 더 동의할 수 없다. )
국가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국가의 목적은 같은 인종의 공동 사회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유지하고 조성하는 데 있다. 그리고 여기서 유지라는 데에는 인종적 존립을 내포한다.
(전체주의적 사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본다. 우리는 이 사상이 극단적으로 발전했을 때 벌어졌던 파국을 통해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한다.)
-교육은 적당히 해야 한다. 필요한 만큼만 해야 한다.
(동의할 수 없다.)
카톨릭 교회의 전형적 교훈의 예/ 카톨릭 교회 주교들의 결혼 금지에는, 성직을 위한 후계자를 자기들의 계열에서가 아니라 항상 민족의 대중 속에서 뽑아야 한다는 속박에 기초를 두고 있다.
-민족주의 국가는 모든 사람 가운데 개인적 가치의 의의를 인정하고, 개개인이 최대한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영역에서 각자의 생산능력을 최고도까지 인도함으로써 시민의 복지를 도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민족주의 국가는 정치적인 지도를 완전히 다수결에만 의존하는, 즉 대중이 결정하는 의회주의의 원리에서 벗어나는 대신 인물의 권리를 이론 없이 확보해야 한다.
(독재를 정당화한다. 동시에 고대 그리스의 엘리트 정치를 추구하는 모습과 비슷한 뉘앙스를 띄는데 결과는 다르다.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하켄크로이츠 : 게르만인이 청동시대부터 사용한 행운의 심벌로, 붉은색 : 운동의 사회적 사상을, 흰색 : 국가주의적 사상, 동시에 반시오니즘을 상징함.
-당시 오스트리아는 다민족 국가로, 소수 독일인이 언어조차 지켜나가기 힘들었음. 인종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어 아무리 교육하고 환경 개선해도 열악한 성격이 바뀌지 않음. 우수한 인종도 혼혈하게 되면 몰락함. 이라고 생각. 강한 인간이 권력을 독점하여 대중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함.
(당대 오스트리아와 자신의 상황을 감안하면 엘리트 정치를 주장하고, 순혈주의를 주장한 근본이 이해가 됨)
-1차 대전의 당시 패전국 국민으로서 피폐한 경제 회복과 실추된 국가 지위를 끌어올릴 것을 열망하던 국민의 기대에 부합.
상상속에서만 존재할 것만 같던 기이한 사상들이 실현되버리는 혼란한 세상이다. FPS게임에서나 볼 법한 테러 단체가 ISIS라는 이름으로 실제로 출현하여 전세계를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고, 그 밖의 비뚤어진 사상을 실제로 실현하려고 하는 악인들이 많이 보인다.
문명이 비교할 수 없이 발전한 지금에도 히틀러와 같이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비뚤어진 사상으로 그가 속한 사회를 전복하려는 시도는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인류애적인 관점까지 품기에는 너무 넓고 같은 민족 내에서 구성원으로서 주변에 어려움에 처한 나의 동료들에게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내가 민족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이 와중에 나와 비슷한 속성이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인류에 막대한 해를 끼친 인물의 행적에서 큰 배움을 얻는다.
넓게 보고 열린 생각을 추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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