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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인도네시아 생활 후기 + 헌법 리뷰

221220

해외현장근무를 마치고 연말에 복귀할 예정이다. 마침 연말을 맞아 한해 동안 쌓았던 기록들을 리뷰하면서 회고하는중인데 더 늦어서 기억을 잃기 전에 이곳에서 지내면서 봤던 것들, 현지인들과 교류하면서 알게 된 사실 등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기후 :
상시 덥고 습하다. 습기에 약한 편이라 조금만 습도가 높으면 즉시 땀이 뻘뻘 나는 체질인데 뭐만 하면 땀에 흠뻑 젖은 덕분에 혈액 순환은 엄청 잘 관리한 한 해가 될 듯하다.
현지인들 말로는 계절을 크게 6개 정도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겨울 즈음에 우기라고 자료상으로는 나와 잇었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인지 내가 지내던 동안에 비는 균등하게 항상 자주 내렸다. 지금 시기에도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4번은 비가 사납게 내린다. 아침에 주로 비가 내리고 지붕이 뚫어져라 내리고 나서는 센 볕 덕분에 3~4시간이면 땅이 완벽하게 마른다.
여기에서 제일 신기했던 점은 공항 등에 가 보면 한여름 날씨라서 나는 청바지 조차도 쳐다도 보기 싫은데 춥다고 파카나 두터운 스웨터 입은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이었다. 사우디 등에서는 기온이 10도만 되어도 동사하는 사람이 생겨난다고 하는데 아마 기후에 사람들이 적응한 탓인 듯하다. 같이 일하는 동료도 더운 날씨에도 가벼운 점퍼를 항상 입고 다니던데 한낮에 그러고 길을 걸어도 땀 한방울 흘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다. 반면 나는 그 날 반팔만 입었는데도 온 몸이 다 젖어서 돌아다녔다.
대신 스타벅스를 한 번도 안 가봤대서 데리고 갔는데 거기서 메뉴를 고르지 못하고 당황할 때에서야 드디어 처음으로 그가 땀 흘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카라멜 마키아또 주문하는 법을 검색하고서 심호흡 하고 처음으로 스타벅스를 가서 긴장한 나머지 땀을 뻘뻘 흘렸던 내가 떠오르기도 했다.)

역사 및 종교 :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인도네시아라고 한다. 하루에 5번 기도문이  곳곳에서 굉장히 크게 방송되고 회의나 약속도 그 시간에는 비워야 한다.
중동이 아닌 이곳에 왜 이슬람이 넓게 퍼져있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과거의 후추 무역과 연관되어있었다. 아랍 상인들과 후추 거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왕국별로 이슬람을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가 보기에는 종교색이 아주 진하진 않아보인다. 식당에서 술을 항상 팔진 않지만 들고 와서 마시는 것에는 관대하다. 심지어 저번주 회식때에는 헌지인들의 소주 선호도가 아주 높다는 걸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깜짝 놀랬다.
예전에는 산스크리트어를 기반으로 한 언어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 뒤로 네덜란드나 일본 등의 외침으로 인해서 명맥이 끊겼다고 한다. 기록이야 예전게 남아있지만 이걸 읽을 줄은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현재 통용되는 바하사도 예전에는 산스크리트어를 기반으로 적고 읽고 했을 것 같아 이걸 따로 학교에서 배우진 않는지 만나는 현지인마다 물어보았는데 가르치지 않는 듯하다. 그도 그럴게 그렇게 하기에는 이 나라는 민족이과 지역언어가 너무나도 다양하다.

전반적 문화 :
해외 건설현장에 계약직으로 파견 나오는 삼국인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게 인도인들이다. 물론 안 그런 직원도 없진 않았지만 불손하고 거짓말을 잘 하고 게으른 직원들을 많이 만났어서 비슷할 까봐서 초반에 약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최소한 내가 교류한 현지 직원, 식당 직원들만큼은 성실하고 친절하고 솔직했다. 화를 잘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인 감정표현은 피하며 외국인에 개방적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업무 속도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아마 한국인 빼고 모든 국가에서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젊은 층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서 맥도날드 갈 때마다 제게 수줍게 한국어 쓰고는 뿌듯해 하는 모습도 여럿 보았다.
여성분들은 우리나라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남성 체격은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해보인다. 키 큰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생활 여건 :
물가가 우리나라에 비해 월등히 싸지는 않다. 특히 공산품은 내가 느끼기에는 우리나라와 차이가 거의 없어보인다. 인건비와 관련이 있는 식당 음식값 등은 그래도 우리나라에 비해서 많이 싼 편이다. 피자헛, 도미노 피자, KFC, 맥도날드 등에 가보면 메뉴 가격이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30%정도 싸다. 일례로 스타벅스 VIA 인스턴트 커피가 우리나라에서는 12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지는 8000원 정도이다. 이동 시에는 그랩이라는 어플로 택시를 불러서 편히 다닐 수 있다. 요금은 우리나라 10년 전 수준 정도이다.

헌법 탐독 :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여기 온 김에 한번 헌법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궁금해서 한번 가볍게 읽어보았다. 인도네시아는 마침 같은 상황에서 비슷한 시기에 독립한 동료국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와 독립기념일이 3일 정도 차이난다.

다음은 인도네시아 헌법을 훑다가 기억에 남는 대목

-대통령 / 부통령을 한 그룹으로 해서 투표를 실시
-국민대표의회가 입법부의 역할을 한다. 입법, 예산, 감독, 개헌 등의 권한도 가진다.
-지역별로 지역대표의회가 있다. (지방분권제)
-사법권을 가진 기구에 종교법원도 있다.
-헌법에서 종교에 대한 내용을 별도 장을 통해 기술한다. (국가는 유일신에 대한 믿음에 근거한다.
/ 각자의 종교와 계율을 따를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 발리가 힌두교 우세지역인 걸로 알고 있는데 헌법이 이런 기록이 있는게 신기하다.)
-전체예산의 20%를 교육에 쏟도록 헌법에서 기술하고 있다.
-깃발에 대한 내용도 헌법에 담겨있다. 인도네시아 국기는 적백기이다.
-국장의 의미는 다양성 속의 통일을 표어로 하는 가루다이다.
-헌법재판소가 2003년 8월에서야 설립되었나보다. 그 전에는 대법원이 역할을 도맡았다.
*가족주의 / 박애주의 / 평등주의 등이 나타나 있고 교육에 대한 의무감도 잘 표현되어있다.
*의회의 주요 권한에는 친연자원 관리가 꼭 들어간다. 자원부국 답다.

이 전에 근무했던 곳은 사막 한가운데여서 생활 여건이 굉장히 제한적이었는데 이곳은 그래도 누릴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쉽게 얻을 수 없을 좋은 경험을 가득 이루고 가서 뿌듯하다.


인도네시아_헌법_번역본.pdf
0.86MB


덕분에 처음 타 본 프레스티지석
현지 식당 풍경
김밥천국 비슷한 와룽 파당 우픽 (밥에 반찬 몇가지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해변가 식당에 가면 새우 요리가 많다.
Warung Padang Upik 에서 고른 메뉴. 고추김치는 한국과 맛이 똑같다. 맨 오른쪽이 른당인데 그냥 장조림 같다.
현지음식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메뉴. 소프트크랩에 카레를 얹었다. 이름을 모름..
꼬치 구이를 인도네시아에서는 사테라고 하는데 이건 새우 사테다.
코코넛 음료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는 별자리 중 하나인 남십자성을 직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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