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21
2010년 즈음 정의의 정의를 다루는 강의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그 때 처음 스튜어트 밀의 의견을 소개받았고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자유론을 리스트에 올렸다.
현재와 상당한 시간적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소개되는 대부분의 의견들이 현재 우리나라 사회에 비출 수 있다.
당시는 산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새로운 방식의 정치 체계가 등장하는 등 사회가 급변하는 시기였다.
과거 봉건적인 요소들이 무너지고 새로운 것들이 속속 등장했기에 사회는 혼란스럽게 흔들리고 있었을 것이다. 당대의 사회상과 4차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중인 지금 우리사회와 겹치는 점이 많나보다.
자유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사회는 개인의 자유를 어느 범위에서 보장해야 하고 어느정도까지는 침해가 가능한 지, 자유가 없다면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해 책은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발생했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두고 저자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1. 무분별하게 따르려는 특성과
2. 자기 확신의 과잉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자유로운 사회는 최대한 다양한 주장을 펼 수 있도록 보장받고 남의 의견을 잘 담아듣는 자세가 만연해야 했다. 하지만 당대는 그렇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자유에 관하여 책은 다음을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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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크게 세가지 범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1.내면적 의식의 영역_실제적이나 사변적인 모든 것에 대해 원하는 대로 사고할 수 있는 자유. (과학, 철학 등등)
2.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
3.결사의 자유 (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모임을 결성할 자유
상기 세가지 중 하나라도 보장되지 않는 국가라면, 그 국가의 국민은 자유를 원만히 보장받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자유는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만 유효하며 만약 한 개인이 타인의 자유를을 침해하려고 한다면 정부는 이를 제한할 의무를 지닌다.
(침해하려고 할 때만 정부의 제한을 받아야 한다.)
동시에, 자유를 침해받고 있는 사회 구성원이 있다면 그를 도와주는 것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나머지 개인들의 의무이다.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이것은 어떤 한 사람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나머지 사람 전부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만큼이나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그 소수의 의견이 거짓이고 다수의 의견이 진리일 지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며 만약 다수의 의견이 진리라면 굳이 소수를 저지하지 않고서도 알아서 빛을 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추가로 잘못된 진리는 진리를 더 밝아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
진리는 한 번 , 두 번, 또는 아주 여러번 어둠에 묻힐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떄로는 좋은 환경을 만나 박해를 피하고 그러다가 마침내 모든 박해에 맞서 싸워 이길 만한 힘을 가지게 될 때까지 그것을 거듭 어둠 속에서 태양 아래로 끄집어내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이것이 바로 진리의 힘이다.
정통 주류의 의견과 다른 결론을 이끌어내는 모든 탐구를 금지할 때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이단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금지하는 사람들이 다. 이단에 대한 공포와 정신적 타격으로 인한 위축 때문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의 근거에 대해 학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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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후반부에 이르러 당시 시대상을 투영한다. 영국의 집단주의와 주류에서 어긋나는 의견에 대한 억압이 사회를 다양성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나는 양보를 먼저 하는 편이다. 보람을 느낄 때도 있지만 반대로 경우 없이 행동하는 사람들과 내가 베푼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감사함의 표현 없이 더한 걸 요구하는 대부분의 경우에서 상처를 입고 가끔은 삐뚤게 행동하기도 한다.
사회적 반목과 갈등에는 구성원 간 상기와 같은 배려 부족이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배려하지 않고 모나게 행동한 사람을 찾아서 들어가보면 상처받은 경험이나 여유로울 수 없는 상황 등 그도 또한 나름의 사연이 있다. 뾰족하게 집어서 한 사람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먼저 선뜻 배려하는 모습을 다수가 보여줌으로써 대체적으로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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