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27
근현대조각가 권진규씨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그의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소개글에서는 그의 작품의 일관된 주제가 이상과 영원의 추구라고 적고 있었다. 과거의 것을 소재로 하여 형식의 근원과 그것이 지닌 의미를 찾고자 노력했다고 했는데 여기에 관심이 생겨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그는 이쾌대가 운영하는 성북미술연구소를 다니면서 미술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 입학했다.
크게 초기 - 중기 - 말기에 나누어 그가 남긴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석상 / 중기는 테라코타(자기 방식) / 말기는 건칠 작품이었다.
건칠 / 테라코타 기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몰랐는데 친절하게도 각각의 기법이 소개되어 있었다. 공통적으로 점토로 원형을 제작한 후 석고로 형틀을 딴 뒤 이 다음에 삼베, 모시 등을 심으로 칠을 입히면 건칠이고, 다시 점토를 표면에 입히면 테라코타라고 한다.
그냥 처음의 점토를 그대로 사용하면 되는데 왜 틀을 떠서 다시 속을 채워 형상을 표현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가벼워지고 * 방충, 방습의 효과가 있으며 * 표면에서 광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소개해주었다. 납득할 수 있었다.
건칠 작품의 경우 예수상의 건칠 표면은 주름이 많고 거칠었는데 여기서는 고뇌에 찬 예수의 모습을 / 승려의 매끄러운 표면에서는 번뇌로부터 자유로움을 / 거의 투명하다시피 한 본인의 흉상에서는 삶을 초월한 자신을 표현했다는 점이 직관적으로 보여서 공감했다.
테라코타는 액자에 담겨있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그림만 담겨있는 걸 보아온 탓인지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빈 도화지에 색을 입혀넣는 방식과 / 이미 존재하는 공간을 깎아서 내용을 채워넣는 서로 거꾸로인 방식이지만 그 결말에는 한 곳에서 만나 공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이 신기했다.
테라코타 흉상이 굉장히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각자의 모습에서 성격과 분위기가 각각 다르게 뿜고 있었는데 가만히 들여봐도 어떤 부분에서 내가 이런 느낌을 느끼는지 정확히 읽지 못했다. 그래도 다른 느낌이 뿜어져 나오는게 인상깊었다.
조각 작품에서는 그동안 그다지 큰 인상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미술작품으로 납득하며 관람할 수 있었다.
'전시 관람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왕조 도자오백년 @ 동곡미술관 (0) | 2023.12.31 |
---|---|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 상설전시관 방문 (0) | 2023.08.20 |
국립광주박물관 관람 (0) | 2022.03.26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관람_시대를 보는 눈 (0) | 2022.03.26 |
박수근 : 봄을 기다리는 나목 @ 덕수궁미술관 (0) | 2022.01.28 |